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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업계의 사회적 합의 역차별
최유라 기자
2026-07-27 08:25:00
과로사 방지 분류인력·사회보험료 부담 떠안아…시장 1위 쿠팡, 핵심 쟁점 외면
이 기사는 2026-07-24 08:35:3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지난 2021년 택배업계는 큰 사회적 갈등을 겪었다. 잇따른 택배기사 과로사 논란 끝에 정부와 택배사, 노동계, 소비자단체는 이른바 '택배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1·2차 사회적 합의의 핵심은 명확했다. 택배기사의 업무는 집화와 배송으로 한정하고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분류하는 일은 택배사가 사람을 더 뽑거나 자동화 설비를 들여서 책임진다는 것이다. 합의안에는 ▲택배 분류 전담인력 투입 ▲택배기사 사회보험료 원청 택배사 부담 ▲주 60시간·하루 12시간 초과 노동 금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사회적 합의는 법이 아니었지만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로젠 등은 사회적합의에 따라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인력을 늘리고 설비를 구축하면서 수익성을 희생했다.


그런데 사회적 합의의 비용과 시장의 보상은 비례하지 않았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한 사업자와 그렇지 않은 사업자가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택배사들이 분류인력 채용과 노동시간 단축, 사회보험 확대에 비용을 투입하는 동안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이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CLS는 2018년 설립된 쿠팡의 배송 전문 자회사다. 택배사업자 자격을 얻어 로켓배송 일부 물량을 소화하다 2019년 서비스 재정비를 이유로 자격을 반납하고 2021년 택배사업자 자격을 재취득했다.

CLS는 사회적 합의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쿠팡은 해당 합의가 전통 택배사와 개인사업자 택배기사 구조를 전제로 한 것으로 직고용 중심의 배송 체계를 갖춘 쿠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분류작업도 전담 인력이 맡고 있고 노동시간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당시에는 신규 택배사가 시장에 진출했을 경우 기존 합의 사항을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한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새 CLS는 택배시장 1위로 올라섰고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


3차 사회적 대화에서도 같은 갈등이 반복됐다. CLS는 주5일제 도입 및 휴무일 선택제, 특수건강검진 등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일부 항목에만 도장을 찍었다. 반면 과로사의 주원인인 ▲소분류 작업 배제 및 프레시백(다회용기) 회수분류 ▲사회보험료 전액 부담처럼 실제 비용이 수반되는 핵심 쟁점은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회적 합의는 법이 아닌 약속이다. 참여 여부를 강제할 수도 없다. 그러나 약속이 지켜지려면 최소한의 형평성은 확보돼야 한다.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해 약속을 지키고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채 업계 1위에 올라선다면 합의는 오래 유지될 수 없다. 이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방치되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구축한 상생의 기반도 결국 무너질 것이다.


택배업계 관계자의 "사회적 합의에 참여한 사업자들만 비용을 부담하고 그렇지 않은 사업자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구조가 돼선 안된다"며 “현재 상황은 기존 택배사 입장에서 역차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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