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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전 벌이는 바늘과 실
이솜이 기자
2026-07-30 08:25:00
보험사-한방병원 갈등 격화…소비자 관점서 비급여 관리 기준 명확화 등 해법 찾아야
이 기사는 2026-07-29 08:26:3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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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손해보험사와 한방병원은 소비자 일상에서 바늘과 실처럼 긴밀히 맞물려 움직인다. 교통사고나 질병으로 통증이 생기면 한방병원을 찾고, 치료 비용은 보험사에 청구해 보전받는 절차를 떠올리면 두 기관의 관계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몸을 회복하는 한방병원 진료부터 치료비를 돌려받는 보험사의 사후 보상은 하나의 연속된 과정인 셈이다.


'바늘 가는 데 실 간다'라는 속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여야 할 한방병원과 손보사이지만, 오늘날 이들로부터 상생과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실에서는 양측의 날 선 대립이 '고발', '고소' 등의 단어로 표출된 채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며 세간의 집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두 기관의 갈등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석상에까지 소환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한방병원 보험사기 의혹을 직접 언급하면서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한방병원과의 해묵은 분쟁이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콕 짚은 사안은 경찰의 자생한방병원 수사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대형 손보사들이 자생한방병원에 교통사고 환자에게 미리 제조한 한약을 대량 처방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부당 청구했다며 접수한 고소장이 수사의 도화선이 됐다. 이에 경찰은 이달 초 자생한방병원과 자생의료재단 등 5곳을 압수수색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반면 자생한방병원 측은 관련 법령과 의료 기준 및 환자별 처방전에 근거해 한약을 조제하고 있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서 공방이 격화한 양상이다.


물밑에서는 양측의 고소 공방전도 전개되고 있다. 손보업계가 공동 접수한 경찰수사 건 외에도, 각 보험사와 한방병원 지점 간 개별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갈등이 여러 갈래로 번진 탓에 사태의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절로 나오는 배경이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사태를 수습하고 중재해줄 제3의 기관이라도 등장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한탄 섞인 목소리도 들려온다. 지난한 소송과 반목으로 외부에 장기간 비춰지는 모습은 소비자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영위해야 하는 보험사와 한방병원 모두에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양측의 대립이 가장 첨예한 영역은 자동차보험이다. 특히 교통사고 경상환자를 겨냥해 '나이롱 환자'라는 표현이 회자될 만큼, '진료의 적정성'이 주된 쟁점으로 꼽힌다. 보험업계에서는 한방병원의 경상환자 과잉 진료가 보험금 누수를 키워 자동차보험 적자폭을 확대시키는 '트리거'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한방병원 측은 현행 보험진료수가 기준에 부합하는 정당한 진료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방의료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적용 대상에 포함된 시기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으로 교통사고 환자가 한방의료기관에서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고도 자동차보험을 적용받아 치료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손보업계를 중심으로 한방병원의 과잉 진료가 자동차 보험금 청구건수와 지급액 급증을 초래한다는 문제 제기가 심화하면서 갈등이 표면화했다. 한방병원 측은 한방치료가 양방과 달리 다양한 증상들을 다루는 의료행위로, 이를 과잉 진료로 볼 수 없다고 맞대응하면서 양측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갈등이 10년도 훨씬 넘게 이어지는 동안 해법을 둘러싼 논의도 상당 부분 축적돼 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비급여 항목의 가격과 적정 수준을 객관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수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최근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전환이 선례로 제시되고 있다.


이 같은 대안이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도 동전의 양면처럼 맞닿은 점에서,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환자 진료비를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직접 청구하는 자동차보험의 구조적 특성상, 소비자가 비용은 물론 치료 범위가 적절한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정보의 비대칭' 우려는 갈등 해소의 필요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의외로 보험사와 한방병원의 고질적인 갈등을 조율할 제도적 장치도 다각도로 마련돼 있다. 보험·의료업계 및 공익대표 위원들이 자동차보험진료수가 관련 분쟁을 심사·조정하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가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공동 운영하는 공·사보험 정책협의체에서는 현행 실손보험 및 비급여 관리 방향을 주로 논의하고 있다.


갈등이 수면 위로 분출될수록 문제의 근원은 선명히 드러나고, 해법을 모색할 동력도 강하게 생겨나기 마련이다. 지금이야말로 '소비자 편익 증진'이라는 공통의 지향점 아래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대책들을 공론장으로 끌어올려 치열하게 다퉈볼 적기나 다름없다. 보험사와 한방병원이 날 선 대립을 거두고 소비자를 위해 서로 협력하며 사이 좋은 바늘과 실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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