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금융당국의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된 올해 상반기 결산에서도 KB손해보험의 계약서비스마진(CSM)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기존부터 신규담보 손해율을 비교적 보수적으로 적용해온 점이 공통 계리가정 도입 이후 CSM 증가세를 유지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손보의 올해 상반기 CSM은 10조7216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2176억원) 대비 16.3% 증가했다. 금융당국의 새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일부 보험사의 CSM 감소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KB손보는 오히려 미래 이익 기반을 확대했다.
이번 상반기 보험사 실적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올해 2분기 결산부터 처음 적용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경험 통계가 부족한 신규담보에는 손해율 90%를 적용하고 사업비에는 물가상승률과 공통비를 반영하도록 했다. 보험사마다 달랐던 계리가정을 일정 수준 표준화해 보험부채와 CSM을 보다 일관된 기준으로 산출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통상 손해율이나 사업비 가정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면 미래 보험금과 비용 추정치가 늘어나 보험부채가 증가하고 CSM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상반기에는 보험사별 CSM 변동 폭과 가이드라인 적용 영향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가이드라인 영향이 보험사별 기존 계리가정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KB손보가 기존에도 경험 통계가 부족한 신규담보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인 손해율 가정을 적용해온 만큼 공통 기준 도입에 따른 계리가정 조정 폭이 다른 보험사보다 크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CSM 감소 압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번 CSM 증가를 계리가정 변경 효과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CSM 잔액에는 신계약 판매, 이자부리, CSM 상각, 계리가정 변경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반영된다. 그럼에도 새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된 결산에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했다는 점은 미래 이익 창출력이 예상보다 견조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보처럼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는 단기 실적보다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중요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계리가정을 적용할 유인이 있다"며 "무리하게 CSM을 앞당겨 인식하기보다 향후 안정적으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익 구조에 무게를 둬온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확대된 CSM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결국 손해율 관리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KB손보의 전체 손해율은 2024년 상반기 79.7%에서 지난해 80.3%, 올해 상반기 82.5%로 2년 연속 상승하며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보험이익은 4406억원으로 전년 동기(5010억원) 대비 12.1% 감소했다.
CSM은 미래에 인식할 이익을 의미하지만 실제 손해율 상승세가 장기화되면 미래 보험금 지급 추정치도 함께 늘어나 보험부채 증가와 CSM 감소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CSM 확대 효과가 이어지더라도 실제 손해율이 안정되지 않으면 미래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향후 CSM의 질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KB손보는 하반기 손해율 관리와 CSM의 안정적인 성장을 함께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의료 이용량 증가로 장기보험 손해율이 상승했고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며 “하반기에는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수익성 중심의 CSM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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