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한국카본이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의 보수총액 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4배 늘어난 200억원까지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내이사인 조문수 한국카본 회장과 이명화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도 최대 360.3%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상반기 보수만 약 22억원에 달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을 상회하는 금액을 수령했다.
한국카본은 올해 3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등기이사의 보수한도를 기존 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리는 골자의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가결시켰다. 이는 조연호 사장과 조윤서 브랜드마케팅팀장 상무가 사내이사진에 합류하고 최남호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과정에서 등기이사의 보수 체계를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이사 해당 안건에 대한 찬성률은 42.2%으로 집계됐다.
이후 한국카본 주요 이사진의 상반기 보수는 크게 늘어났다. 회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 14억30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14.4% 증가한 수치다. 사내 재무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이 부회장에게도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360.3% 급증한 21억9800만원의 보수가 책정됐다. 이외 조 사장과 조 상무의 상반기 보수 총액은 6억8900만원이다.
한국카본이 지난해 8월부터 철저한 가족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너가의 보수잔치를 벌인 셈인데 이 같은 결정은 최근 호실적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0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5%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88.5% 늘어난 1310억원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액화천연가스(LNG) 보냉재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4552억원의 매출과 9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써내려갔다.
문제는 오너일가의 보수 책정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카본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오너가 보수 총액은 전체 순이익의 8.29%에 달한다. 이는 통상적으로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는 순이익 대비 오너일가의 합산 보수 1~3%에서 크게 벗어나는 수치다.
현재 한국카본 지분 9.35%를 보유하며 2대주주에 올라있는 국민연금공단이 제시한 이사보수 책정 기준도 빗겨간다. 국민연금은 앞선 2020년 이사보수 한도에 대해 전년도 지급총액 대비 두 배 정도가 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수가 과도하게 지급되면 높은 보수를 받아갈 만큼 성과를 냈는지 소명을 요구하겠다는 취지다. 이 기준을 한국카본에 적용하면 등기이사 수가 2배로 늘어났다고 해도 적절 이사보수한도는 100억원 정도로 볼 수 있다.
한국카본 오너일가는 재계 총수들과 비교해도 모자랄 것 없는 보수를 수령한 것으로 확인된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상반기 보수(21억9800만원)는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상반기 보수(22억5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나아가 최태원 SK그룹 회장(17억5000만원)과 정기선 HD현대 회장(15억6200만원)도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이 부회장의 보수는 주요 고객사의 전문경영인에 비해서도 수 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8억23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고 같은기간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5억4200만원을 받았다. 국내 대형 조선사보다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는 벤더사가 더 많은 부를 축척하는 그림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높은 성과에 대해 경영진이 보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정도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며 “한국카본의 경우 주주환원과 근로자에 대한 보상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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