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한국카본이 액화천연가스(LNG) 보냉재 사업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할 신사업을 적극 전개하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조문수 회장은 아버지 조용준 전 한국화이바그룹 회장이 일군 스페이스프로(前 한국화이바)와 경쟁 구도를 그리게 될 전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부자 간 갈등을 빚어 공식 후계자 자리를 뺏기고 계열분리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한국화이바는 2020년 뉴파워프라즈마에 매각됐으나 여전히 부자간의 갈등으로 인한 상처가 남아있는 만큼 조 회장은 경쟁에서 아버지를 넘고 명예를 회복하려는 의지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카본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 전망치는 9459억원이다. 해당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수치이나 지난해 매출 신장률(22.5%)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회사의 매출이 LNG 보냉재 사업에 집중돼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고객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LNG운반선 생산능력(CAPA)이 연 50척에 머무는 탓에 한국카본의 성장 정체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카본은 항공·우주·방산용 복합소재 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탄소섬유 및 유리섬유 기술력을 토대로 항공기 구조재와 엔진용 고내열 소재, 위성 및 발사체용 소재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마침 2023년 말 생산기지를 준공한 베트남법인은 올해 상반기 122억원의 매출과 1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이외에도 한국카본은 올해 미국법인에 2000만달러를 출자하고 4개 자회사의 흡수합병까지 발표하며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사업 확장의 방향성이다. 조 전 회장이 1977년 설립한 스페이스프로의 사업 영역과 교집합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카본이 2018년 철도차량 사업에 진출하고 2024년 프랑스 철도차량 제조사 알스톰과 객실 내장재 부품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실제 스페이스프로도 탄소섬유와 유리섬유를 기반으로 우주항공·방산 구조체, 철도차량 내·외장재 모듈 제조를 주력 사업으로 영위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1983년 한국화이바 기획실장으로 입사한 이후 1990년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으며 2010년 초까지 장기간 회사를 맡아 키워온 인물이다. 그간 한국카본은 스페이스프로와 독립된 사업 영역을 구축해왔으나 이번 사업 확장으로 조 회장이 아버지의 그림자와 경쟁하는 그림이 연출됐다.
사실 스페이스프로는 조 회장에겐 쓰라린 기억이다. 2009년부터 부자 간 갈등을 겪으며 수 많은 법정공방을 치뤘고 동생 조계찬 씨에게 공식 후계자 자리를 넘겨줬기 때문이다. 2011년 법원은 조 전 회장이 한국화이바를, 조 회장이 한국카본과 한국신소재를 나눠 가지라는 중재 결정을 내렸고 한국카본은 한국화이바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이후 조 전 회장은 조계찬 씨를 한국화이바 최대주주로 만들고 한국카본 지분은 전량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한국화이바는 조계찬 씨에 의해 2020년 뉴파워프라즈마에 매각됐으나 아직까지 부자 간 갈등으로 인한 상흔은 여전하다. 스페이스프로의 지난해 말 기준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뉴파워프라즈마가 64.30%의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갖추고 있지만 조용준(15.46%), 조문수(3.26%), 조민수(조계찬 씨의 장남, 4.47%) 등이 주요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한국카본의 사업 확장 방향성을 살펴보면 스페이스프로가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조문수 회장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일궈낸 회사와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