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모두의 AI’ 사업이 개발과 출시 계획의 윤곽이 나온 가운데 참여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생성형 AI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추론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만큼 이용자 수 확대만으로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으로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더라도 무료 이용자를 유료 서비스나 기존 사업과 연결해 자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모두의 AI’ 총예산을 250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 가운데 약 1700억원이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GPU 사용 비용에 투입된다. 3개 컨소시엄에는 각각 100억원씩 지원된다. 나머지 500억원은 공공·개인 특화 AI 에이전트 등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으로 초기 AI 운영비 부담은 상당 부분 낮아지지만 이것만으로 사업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정부 지원으로 일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더라도 필수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는 만큼 이용자 증가가 곧바로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존 플랫폼 서비스는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광고나 거래 매출을 확대할 수 있지만 생성형 AI는 질문과 답변이 늘어날수록 이를 처리하는 연산 비용도 함께 발생한다.
정부는 실제 이용량을 지원 규모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내년 3월 전후로 컨소시엄별 이용량과 이용자 활동성을 확인해 GPU 예산을 배분할 수 있고 밝혔다. 가입자와 이용량이 많은 사업자일수록 더 많은 GPU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컨소시엄들은 모두 올해 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500만명을 목표로 제시했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내년에 1000만명 정도의 MAU를 목표로 삼고 KT는 2000만명 규모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MAU를 모두의 AI 핵심 지표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료 서비스라는 특성상 이용자가 늘더라도 기업 매출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비 부담만 함께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당 추론비용과 AI 에이전트를 통한 실제 업무 완료율·유료서비스 전환율·경제적 부가가치가 핵심 지표”라며 “이용자 1인당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가 이용자 1인당 AI 운영비용보다 커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사업이 지속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가 늘어나는 이용량에 따른 비용을 무제한으로 보전하는 구조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사업 설명회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GPU 범위를 넘어 이용량이 급증하더라도 참여기업이 자체 수익모델을 활용해 필수 기능의 무료 제공을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돼 토큰 소비량이 늘더라도 필수 기능을 국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수익모델 역시 무료 챗봇 자체보다 이를 다른 서비스의 진입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무료 AI 이용자를 기반으로 기업용 AI, 전문 분야별 서비스, API, 커머스·예약·결제, 기업간거래(B2B)·기업정부간거래(B2G) 등으로 확장해 부가수익을 만드는 구조다.
기업들은 실제로 범용 챗봇을 기존 서비스와 연결해 이용 범위를 넓히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쇼핑·예약·결제까지 처리하고 외부 기업이 참여하는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KT도 공공·교육·금융·쇼핑 등 10여개 특화 서비스를 연결하고 외부 서비스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이음 인사이드’를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인증부터 신청·결제까지 수행하는 실행형 AI를 내세웠다.
예약·결제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로 확대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자원 확보도 중요해진다. 정부는 초기 인프라 부족 우려에 관련해서는 지원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지원되는 B200 512장으로 이용자가 몰릴 경우 모델 성능과 처리량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기업 측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내년 GPU 임차 규모를 약 2000장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GPU와 운영비를 지원해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춰주더라도 참여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인력, 기술 자원, 기존 사업과의 중복 여부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부 지원 여부보다 모두의 AI를 통해 추가 이용자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사업 참여의 실익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유력 사업자로 거론됐던 네이버가 최종 공모에 참여하지 않은 것도 사업 참여의 실익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모두의 AI 프로젝트 공모에 유력 사업자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네이버는 진행 중인 사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자체 AI 모델과 대규모 이용자 기반이 이미 있는 네이버 입장에서 기존 AI탭과 별도의 범용 챗봇을 만들고 타사 모델을 활용하기 위해 추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할 실익이 크지 않을 거라고 분석한다. 정부가 올해 GPU는 지원하지만 별도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 점과 짧은 서비스 구축 기간도 기업들이 참여 여부를 판단하는 요소로 꼽혔다는 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미 자체 AI 서비스와 이용자 기반을 갖고 있어 모두의 AI에 참여할 경우 기존 사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라며 “별도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인력과 자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만큼 참여로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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