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롯데백화점이 다점포 위주의 외형 확장 기조에서 벗어나 핵심 점포 중심으로 점포망을 전면 재편하고 있다. 확장에 무게가 실리는 경쟁사들의 전략과는 달리 롯데백화점에는 부실 점포 정리 역시 중요한 숙제로 꼽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백화점의 체질개선을 맡을 구원투수로 정현석 사장을 발탁해 중용하고 있다.
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노원점의 전면 리뉴얼을 마무리한 데 이어 핵심 점포인 잠실점의 대대적 재단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잠실점 리뉴얼은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에서도 2030년까지 지하공간 단장과 대형 미디어 파사드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 중에는 서울 동북권 거점인 청량리점의 신관 확장 공사가 마무리된다. 영남권 거점인 부산 본점도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순차적 리뉴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대적 거점 점포 단장과 함께 한편으로는 비효율 점포 정리 작업도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들어 분당점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서울 강북권에 위치한 미아점 매각을 추진한다.
롯데백화점의 점포 전략은 신규 대형 점포 확장 혹은 재단장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경쟁사들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기존에 보유한 점포 구조의 특수성과 업계 수익 구조 변화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2025년 말 기준으로 31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까지 포함해 국내 백화점 주요 3사가 57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백화점 점포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점포 수 비중은 1979년 출범 이후 30년 넘게 다점포 전략을 이어온 데 따른 결과다.
문제는 압도적인 점포 수만큼 거래액 규모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2025년 기준 롯데백화점의 연간 거래액은 14조2525억원이다. 반면 신세계백화점은 단 13개 점포로 13조3435억원의 거래액을 올리며 롯데백화점을 턱밑까지 바짝 추격했다. 16개 점포를 둔 현대백화점의 거래액 규모는 9조1049억원이다.
롯데백화점으로서는 점포당 거래액 규모가 아쉬운 상황인 셈이다. 국내 백화점의 단일 점포 기준 거래액 순위를 보면 롯데백화점은 2025년 기준으로 3조3010억원을 기록한 잠실점(2위)과 2조1863억원을 거둔 본점(4위) 등 두 곳을 제외하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의 점포 상황은 현재 백화점 시장의 흐름에서 다소 불리할 수 있다. 서울은 물론 지방까지 중심 상권으로 소비 집중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핵심 점포와 비핵심 점포 사이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백화점 65곳의 거래액 40조4402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인 20조2039억원이 상위10곳 점포에서 나왔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사업에서 점포 체질 개선 작업을 이끌 적임자로 2025년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현석 전 롯데아울렛 대표를 롯데백화점의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정 대표는 1975년생으로 역대 롯데백화점 대표 가운데 최연소다.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25년 동안 일한 정통 롯데맨으로 전무 승진 1년 만에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하면서 신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확인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대대적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2025년 인사와 함께 유통군에서는 총괄조직(HQ)을 폐지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정 대표로서는 백화점 체질 개선을 추진하면서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정 대표는 과거 ‘노재팬(일본 상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위기에 빠졌던 유니클로를 살려낸 경험이 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맡아 부실 점포를 대거 정리하고 대형 점포 위주로 유통망을 재편해 유니클로의 흑자전환을 이끌어 냈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유니클로에서 검증된 점포 재편 전략을 롯데백화점에도 구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점포별 상황에 맞춰 사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점포별 재단장 및 정리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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