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JB금융그룹의 ESG경영은 외국인을 금융 취약계층이나 사회공헌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장기 금융고객으로 편입하는 데 색깔이 드러난다.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에서 출발해 별도의 신용평가모형과 다국어 상담, 생활금융 상품, 금융교육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금융 접근성 개선과 새로운 고객 기반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이다. ESG의 사회적 역할을 별도의 사회공헌에만 두지 않고 외국인 금융이라는 본업의 성장전략과 연결한 셈이다.
28일 JB금융그룹의 '2025 통합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은 외국인 생활금융 플랫폼의 질적 성장과 경쟁우위 확보를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ESG 차원에서는 외국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영 전략에서는 외국인 생활금융을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규정한 셈이다.
출발점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외국인에게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었다. 전북은행은 2016년 은행권 최초로 외국인 전용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국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신용평가가 어려운 이른바 '씬파일러(Thin Filer)' 외국인을 대상으로 별도의 금융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후 거래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외국인 전용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현재 100명 이상의 외국인 상담인력을 통해 16개국 언어로 금융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신용평가만으로 금융 접근에 제약을 받던 고객군을 별도의 평가체계와 상담 인프라를 통해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다.
외국인 금융의 성장세는 대출 잔액에서 확인된다. 보고서 기준 전북은행 'JB Bravo Korea 신용대출' 잔액은 2023년 3496억원에서 2024년 3963억원, 지난해 6284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만에 약 1.8배로 늘었고 지난해에만 58.6%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를 담보로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주는 'Bravo Korea CAR LOAN'과 긴급 생활자금을 공급하는 'Bravo Korea POCKET LOAN'을 추가했다. 신용대출에서 출발한 외국인 금융을 생활자금 수요까지 아우르는 상품군으로 넓혀가는 모습이다.
외국인 금융을 그룹의 사회적 금융에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ESG와의 연결고리도 나타난다. 지난해 말 기준 JB금융의 사회적 금융 잔액은 총 7조5515억원이다. 햇살론과 지자체 협약 중소기업 대출 등과 함께 외국인 전용 대출도 사회적 금융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해 제도권 금융 이용에 제약을 받는 고객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점을 사회적 가치로 분류했다.
대출 공급에만 그치지 않고 상담과 금융교육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도 외국인 금융을 ESG와 연결하는 장치다. JB금융은 지난해부터 이주민 금융교육을 핵심 사회공헌 사업에 포함했다. 이주노동자에게 은행 이용법과 환전, 금융사기 예방 등을 교육하고 실제 은행 창구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해 12개국 출신 이주노동자 118명이 네 차례에 걸쳐 교육을 받았고 경기도 시흥·화성의 다문화가정 자녀와 양육자 79명도 별도 금융교육에 참여했다. 교육자료 번역과 현장 통역에는 그룹 내 외국인 직원이 직접 참여했다. 외국인 고객에게 대출상품을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금융정보 격차를 줄이고 제도권 금융 이용 역량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의 다문화 사회공헌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사회공헌 활동의 효과를 지원 금액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은 특징으로 꼽힌다. JB금융은 자체 사회공헌 임팩트 지수인 JCI(JB Contribution Impact Index)를 통해 사업 적합성과 운영 충실성, 실제 수혜자의 변화를 측정하고 있다. 지난해 핵심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산출한 사회적 가치는 68억2000만원, 사회적투자수익률(SROI)은 1.54배로 집계됐다. 외국인 금융에 국한된 수치는 아니지만 사회공헌의 투입 규모보다 실제 변화를 측정하려는 그룹 ESG 전략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주목할 부분은 외국인 금융을 본격적인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수록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 금융을 ESG와 성장 전략의 접점에 둔 만큼, 앞으로는 양적 대출 규모뿐만 아니라 고객의 안정적인 제도권 금융 안착 여부도 증명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출 건전성과 고객 유지율, 금융교육에 따른 이용 개선 효과 등 사업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구체화해야포용금융과 수익사업을 결합한 JB금융만의 독보적인 ESG 모델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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