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ESG 경영에서 사회(S) 부문의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저출생 문제를 일회성 기부나 캠페인이 아닌 '돌봄 인프라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접근한 뒤 어린이집 건립과 운영 지원을 하나의 장기 사업으로 연결한 것이다. ESG 금융 확대와 탄소중립이 주요 금융지주의 공통 과제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하나금융은 사회적 책임을 생활 인프라 구축으로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6일 하나금융이 발간한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은 지난해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총사업비는 1500억원으로, 2018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어린이집도 획일적으로 공급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지역별 보육 여건과 이용 대상의 특성을 반영해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 18곳, 농어촌형 30곳, 복합형 10곳, 일반형 32곳, 직장형 10곳을 조성했다. 시설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돌봄 수요에 맞춘 보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지점은 시설 건립에서 사업을 끝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100호 어린이집 프로젝트를 완료한 뒤 보건복지부와 협약을 맺고 전국 50개 어린이집에 300억원을 지원해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평일 정규 보육시간 이후는 물론 야간과 주말, 공휴일에도 긴급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다.
2025년 누적 이용 아동은 3만1143명, 이용시간은 22만5276시간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365일형 2116명, 주말형 3915명, 주말·공휴일형 2만5112명이 이용했으며 월평균 이용자는 약 2600명이다. 어린이집을 건립해 지방자치단체나 운영 주체에 넘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시간대의 운영비까지 지원하면서 사회공헌의 범위를 시설에서 서비스로 확장한 셈이다.
이 같은 접근은 저출생 문제를 단기 지원(기부)이 아닌 사회 인프라 부족의 문제로 바라본 데서 출발했다. 농어촌과 장애아동 보육처럼 민간 공급이 부족한 영역에 시설을 조성한 데 이어, 맞벌이와 교대근무 가정이 겪는 시간대별 돌봄 공백까지 지원 대상으로 확대했다.
관리 방식도 달라졌다. 시설 수나 기부금 규모보다 실제 이용 아동 수와 이용시간 등 운영 성과를 핵심 지표로 관리하면서 사회공헌의 초점을 '지원'에서 '활용'으로 옮겼다. 금융권 사회공헌이 시설 조성이나 기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것과 달리 운영 단계까지 지원해 돌봄 인프라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이 하나금융 ESG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당시 저출생과 고령화가 가장 시급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며 “이를 금융회사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보육 인프라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금융그룹으로서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시설 건립부터 운영 지원까지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E) 부문에서도 ESG 금융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녹색·지속가능 분야에 누적 49조8000억원을 공급했다. 2030년까지 ESG 금융 60조원을 공급하는 '2030&60' 목표의 약 83%를 달성한 수준이다. 항목별로는 ESG 여신이 37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ESG 채권 10조3000억원, ESG 투자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공급 누적 실적은 2021년 10조원에서 2022년 18조5000억원, 2023년 28조1000억원, 2024년 36조8000억원, 2025년 49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만 13조원이 추가됐다. 현재 속도라면 60조원 총량 달성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구성의 균형 정도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신이 당초 목표(25조원)를 크게 넘어선 데 비해 투자 부문은 목표액(10조원) 달성이 상대적으로 더딘 상태다. 총량 목표는 여신의 초과 달성분이 투자 부문의 부족분을 상쇄하며 채워지는 구조인 셈이다. 향후에는 ESG 금융의 총량보다 채권과 투자로 공급 방식을 다변화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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