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공시도 '맞춤형' 시대…KB금융, 보고서부터 바꿨다
한진리 기자
2026-07-24 07:40:00
일반고객·투자자·평가기관별 정보 분리, KSSB 선제 적용…인력 다양성 지표 후퇴는 '과제'
이 기사는 2026-07-23 11:23:2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면 캡처 2026-07-15 140030.jpg
(출처=2025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KB금융그룹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처음으로 정보 이용자별 맞춤형 형태로 분리하며 ESG 공시 전략에 변화를 줬다. 일반 고객과 투자자, 평가기관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각각 별도 보고서에 담아 전달하는 방식이다. ESG 활동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ESG 공시가 홍보 중심에서 투자자 중심의 정보공시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KB금융이 발간한 '2025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그룹은 올해부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스토리북 ▲보고서 ▲데이터북 등 3종으로 나눠 발간했다. 각각 일반 고객과 투자자, 평가기관·애널리스트 등 이해관계자별 정보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국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이 같은 형태의 보고서 분리는 KB금융이 처음이다.


이번 개편은 2028년 의무화 예정인 한국지속가능성공시기준(KSSB)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기존 ESG 보고서가 사회공헌과 친환경 활동 등 비재무 성과를 소개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KSSB는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가 기업의 재무상태와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한다. KB금융 역시 KSSB 제1·2호를 선제 적용해 지속가능성을 투자정보 관점에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향성은 보고서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일반 고객에게는 ESG 활동을 쉽게 설명하고, 투자자에게는 재무적으로 중요한 지속가능성 정보를 제공한다. 평가기관에는 장기간 축적된 정량 데이터를 별도로 공개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보고서로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보다 이용 목적에 따라 공시 체계를 세분화한 셈이다.


일반고객 대상 스토리북은 ESG 활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픽과 사례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장 앞세운 주제는 포용금융이다. KB금융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는 금융'을 내세워 포용금융과 생산적금융, 기후금융 등 8개 핵심 스토리를 소개했다.


KB금융은 2030년까지 서민·취약계층에 10조5000억원,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6조5000억원 등 총 17조원의 포용금융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3068억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포용금융을 사회공헌 활동이 아닌 실제 금융 공급 성과로 제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화면 캡처 2026-07-15 133019.jpg
(출처=2025 KB금융그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보고서는 ESG를 경영관리와 리스크 관리 체계 안으로 끌어들인 점이 눈에 띈다.


KB금융은 경영진 성과평가지표(KPI)에 지속가능경영 항목을 반영하고 생산적금융 확대를 위한 전사 KPI를 신설했다. 또 그룹 CEO와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ESG 이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보고 체계를 구축, ESG 실행력 관리를 위해 경영관리 지표로 운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정보보호 역시 주요 공시 항목으로 비중을 높였다. 고객정보 유출과 사이버 사고를 단순 IT 문제가 아니라 기업가치와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ESG 공시가 사회공헌 중심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까지 설명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가기관과 애널리스트를 위한 데이터북에는 장기간 정량 데이터와 외부 검증 자료를 별도로 담았다. ESG 활동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평가와 비교가 가능한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제공한 것이다.


KB금융의 ESG 금융상품 잔액은 2024년 33조2000억원에서 2025년 36조9000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대출이 13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투자 13조3900억원, 상품 9조7900억원 순이었다.


다만 정량 데이터를 별도로 공개하면서 다양성과 포용성 부문에서는 일부 지표가 후퇴해 아쉬움을 남겼다. 주요 계열사의 취약계층 채용률은 2023년 13%에서 2024년 8.9%, 2025년 8.5%로 2년 연속 하락했다. 보훈 직원 수도 같은 기간 1111명에서 1043명, 964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장애인 직원 수는 395명, 398명, 468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ESG 금융과 포용금융에서는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다양성과 포용성 부문은 여전히 개선 과제를 남긴 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취약계층 채용률은 지원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최근 2년간 소폭 하락했다"며 "올해는 'KB Diversity 2027'을 기반으로 계열사별 채용 목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취약계층 채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