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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아니라 상업화가 핵심…이스라엘서 배운 본질"
이준우 기자
2026-09-01 15:05:00
고광범 삼호그린인베스트 이사 "기술로 시장 만들던 시기 끝났다…유태인 생존력 보며 VC 투자 배워"
이 기사는 2026-08-27 22:23:1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준우 기자] 국민성장펀드 도전리그 위탁운용사(GP)에 딥테크 강자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되자 관계자들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이 하우스의 트렉레코드가 한국 벤처투자업계의 딥테크 육성 교과서라고 불리고 있어서다. 실제 삼호그린 전체 포트폴리오의 80% 이상은 국가 첨단전략산업 영위 벤처기업에 속한다. 이런 결과의 배경에는 조수봉 대표와 긴밀한 호흡으로 첨단사업 투자에서 두각을 보인 고광범 이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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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이사.

고광범 이사는 성균관대 재료공학과를 전공하고 LG화학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엔지니어 출신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충북 청주시에 있는 오창공장에서 근무하며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했지만 3년 만에 컨설팅 회사인 삼일PwC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5년 뒤 세아그룹 지주회사 세아홀딩스에서 벤처투자와 인수합병(M&A)를 담당하며 처음 업계에 입문했고 2021년 삼호그린에 스카우트돼 벤처캐피탈(VC) 심사역이 됐다. 최근 대표 펀드매니저인 조수봉 대표와 함께 국민성장펀드 핵심 운용인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 이사는 엔지니어 출신 답게 첨단산업의 투자에 날카로운 통찰력을 두루 발휘하고 있다는 평을 얻는다. 삼호그린이 국민성장펀드 도전리그 위탁운용사(GP)에 선정된 데에도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


고광범 이사는 "통상 정책펀드 출자사업은 펀드 결성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출자확약서(LOC)가 중요하지만 국민성장펀드는 달랐다"며 "투자 수익도 중요하지만 국가정책 사업을 육성한다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취지와 첨단산업 투자의 본질을 이해했다고 평가받은 점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우스에 합류하기 이전부터 삼호그린은 기술 기업과 지방 투자 트랙레코드를 쌓았고 딥테크 부문으로 최근 투자 기조를 집중해 한국산업은행이 좋은 점수를 주셨다"며 "첨단산업·지방 투자가 어떻게 국가 발전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지 설득하는 게 핵심이었다"고 덧붙였다.


투자전문 하우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다양한 사회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것은 베테랑 심사역으로 올라서는 자양분이 됐다. 고광범 이사는 "심사역은 비정형화된 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정의부터 결론까지 처리해야 하는데 이전 경력들이 큰 도움이 됐다"며 "LG화학에서 근무하며 제조업 등 전체적인 산업 프로세스나 구조를 이해했고 PwC에서 PPT와 엑셀 등 문서 작업과 기업 분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배워 펀드레이징이나 투자 등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전 업무와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 결국 시너지로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삼호그린에 합류한 지 6년 만에 심사역이나 펀드매니저로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던 계기가 있다. 고광범 이사는 “세아홀딩스 재직 시절 이스라엘 출장을 가서 그곳에서 세계적인 벤처투자 강국의 비결을 찾아볼 수 있었다”며 “벤처투자의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업화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고광범 이사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훌륭하지만 이스라엘은 창업가와 VC들에 기술 그 자체보다는 사업화에 집중해 창업의 본질을 확장하도록 독려하고 있었다"며 “결국 창업의 본질은 좋은 기술이냐 나쁜 기술이냐를 논쟁하는 게 아니라 해당 사업이 어떻게 수익으로로 이어질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태인들이 다른 점은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가를 늘 끊임없이 고민하는 태도”라고 덧붙였다.

고광범 이사는 엘케이켐(LK켐)과 에어스메디컬을 발굴해 냈다. 산업은행이 국민성장펀드 PT심사에서 모두 큰 관심을 보였던 스타트업이다. 삼호그린은 정부가 추진한 정책 모펀드 사업에 참여해 조성한 블라인드펀드로 이 기업들에 투자해 높은 성과를 냈다. 숏리스트에 올랐던 4개 투자사들 역시 프로젝트펀드 수익률이 뛰어났는데 결국 삼호그린의 정책 블라인드펀드 수익률이 희비를 가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삼호그린과 고 이사는 문재인 정부 당시 300억원 규모로 결성한 그린뉴딜펀드로 LK켐에 20억원을 투자해 200억원을 회수했다. 당시 그는 해당 기업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프로젝트펀드로 150억원을 추가 베팅해 텐배거(멀티플 10배)를 달성하는 공적을 올렸다. 관련 투자금의 70%는 이미 회수된 상태다. 고광범 이사는 윤석열 정부 때도 초격차 스타트업 펀드를 만들어 에어스메디컬에 투자했는데 이 역시 성공적인 엑시트가 기대되면서 LK켐과 동일한 포멧으로 프로젝트펀드로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고광범 이사는 "2차 산업혁명과 같이 기술이 시장을 만드는 시절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판도가 달라진 것 같다"며 "먼저 시장의 경쟁 구도를 살피고 그 회사가 갖고 있는 본원적 경쟁력을 파악해 이것을 투자사와 창업가들이 얼마나 이해하는 지를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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