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알테오젠이 피하주사(SC) 제형변경 플랫폼을 통해 마련한 실탄으로 자력 제품 2종을 국내외에서 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통증완화제 ‘테르가제’와 황반변성치료제인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한 ‘아이젠피(유럽 제품명 아이럭스비)’이다. 알테오젠 자회사인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의 지희정 대표가 올해부터 두 제품의 출시 및 판매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미진한 성과에 대한 돌파구 찾기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의 자력 제품인 테르가제는 국내 출시 후 기대한 매출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또다른 제품인 아이젠피는 유럽에서 아이럭스비란 이름으로 허가를 획득한 지 약 1년이 되도록 적절한 유통 파트너사를 구축하지 못해 출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알테오젠은 SC플랫폼 기술수출 계약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연구 및 임상 개발에 투자해 왔다. 특히 테르가제의 국내 1상과 아이젠피의 글로벌 임상 3상 개발 시기가 겹친 2023년 회사의 연구개발비는 958억원으로 극대화되기도 했다. 최근 2개년(2024~2025년) 사이 연간 연구개발비는 500억원 중반대에 다소 낮아진 상태다.
이를 통해 알테오젠은 지난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형시술 보조용 마취 및 통증 완화 등 용도로 테르가제를 승인받았다. 회사의 첫 자력 개발 품목이었다. 또 2025년 9월 아이젠피를 유럽에서 승인받았으며, 올해 5~6월 사이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추가로 허가를 획득하고 있다.
알테오젠이 개발한 제품들의 판매 및 유통 등은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가 전담하고 있다.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2인 각자 대표 체제로 공식 출범했지만 올해부터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했고 지희정 대표가 그 중심에서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는 알테오젠헬스케어와 알토스바이오로직스가 합병하면서 출발했다. 합병 이전 각 회사를 이끌던 고진국 알테오젠헬스케어 대표와 지희정 알토스바이오로직스 대표 등 2인이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로 활동하게 됐다. 고 대표는 미국 존슨앤존슨 등에서 제품 사업화를 담당했던 만큼 영업 및 마케팅 등 유통 전략을, 미국 퍼듀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박사 출신인 지 대표는 연구 및 임상 개발 분야를 총괄했다.
문제는 고 대표가 주도한 테르가제 및 아이젠피 등의 사업화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결국 고 대표가 2025년 말 회사를 떠나면서 올해부터 지 대표가 단독으로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를 이끌게 됐다. 새로 도맡게 된 두 제품의 사업화 성과에 대한 지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테르가제의 시장 출시는 허가 이후 4개월 만인 2024년 11월 파마리서치와 협력 하에 발 빠르게 진행됐다. 당시 한국 및 글로벌 진출을 통해 2030년경 테르가제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물 및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제품 시장 규모는 국내 약 700억원, 세계적으로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테르가제의 2025년 매출은 종합병원 약사위원회 통과 지연 등으로 인해 35억원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으며 현 시점까지 추가국에서 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회사는 지난 4월 파마리서치에서 GC녹십자웰빙으로 테르가제 국내 유통 파트너사를 변경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는 중이다.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는 동물 히알루로니다제 대비 부작용 완화 등 안전성을 테르가제의 강점으로 내세우기도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테르가제의 1바이알당 가격이 동물 효소 기반 제품(수천원~1만원) 보다 많게는 8~9배 높은 것도 시장성을 높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 번째 제품인 아이젠피 출시 역시 여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아이젠피의 개발 과정에서 타사가 극복하지 못할 오리지널 제형 특허를 회피했다며 빠른 글로벌 출시를 자신했었다. 하지만 유럽과 같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유통한 경험이 없었던 만큼 관련 유통망 구축에 애를 먹는 모양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나 셀트리온, 삼천당제약 등이 이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고 있는 만큼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는 후발주자로 시장에 나서게 됐다. 이런 경쟁사들은 모두 허가 획득 이후 3~5개월 만에 급여를 거쳐 제품을 출시한 만큼 알테오젠바이오로직스 역시 국내 출시 속도를 앞당길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권역별로 파트너사를 찾아 유통망을 갖추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고 국내 진입을 위한 급여 논의 등도 병행되고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제품의 국내외 진출 및 시장 확대 노력을 자회사를 통해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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