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한미반도체가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과 관련해 그 배경에 마이크론이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전까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댁역폭메모리(HBM) 투자가 한미반도체 실적의 핵심으로 꼽혀왔지만, 올해 2분기의 경우 마이크론의 투자 확대가 실적 전반을 이끌었다는 진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미반도체 2분기 실적을 주요인으로 마이크론의 TCB(열압착 본딩)장비 주문 확대를 꼽았다. BofA는 "마이크론이 HBM 후공정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예외적으로 TCB 장비 주문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TCB 장비 출하량 감소분을 상쇄하고 남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앞서 올해 2분기 잠정 매출이 전년 동기 39.5% 증가한 251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매출 규모는 분기 기준으로 1980년 창립 이래 최대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303억원으로 같은 기간 51.0%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계 최고 수준인 51.9%를 달성했다.
마이크론 주문량 확대는 그만큼 한미반도체의 고객군이 다변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BofA는 이에 더해 중국발 TCB 장비 수요도 이전보다 강해졌다고 짚었다. BofA는 "중국 신규 수출이 한국 내수 판매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실적을 통해 실적 업사이클과 해외 고객을 통한 성장 기회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총 800조원 이상을 투자해 호남권에 메모리 반도체 팹 4기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TCB 수요는 2030년 이후에도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반도체 역시 이같은 생산 확대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미반도체 역시 이에 발맞춰 과감한 설비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한미반도체는 20일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5000평(약 1만6529㎡) 이상 규모의 8공장 매입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반도체 장비 공급부족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글로벌 AI반도체 장비 시장 내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셈법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그 첫걸음으로 올해 하반기 중 미국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한미USA'를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테라팹 등 미국 AI반도체 시장에 진출해 적극적인 수요 대응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차세대 장비 개발도 지속한다. 한미반도체는 우선 올해말까지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 프로토타입을 출시할 예정이다. 2세대 하이브리드 본더는 칩과 칩 사이 범프 없이 D램을 바로 접착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고성능 HBM 제조의 핵심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중 하이브리드 본더 공장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미반도체는 2005년 상장 이후 2006년부터 매년 빠지지 않고 배당을 실시해왔다. 배당금액도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면서 회계연도 기준 2025년 배당금 규모는 약 75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경우 배당 규모 역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ofA는 한미반도체의 하반기 전체 매출액을 약 52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액 3021억원에서 70% 이상 증가할 것이란 얘기다. 이를 바탕으로 목표주가는 현재의 2배를 넘는 50만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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