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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허락해야"…눈치보는 부품계열사들
신지하 기자
2026-07-16 09:00:00
②신청 자격은 부품사에 있지만 "검토 중"만 되풀이…"그룹 결정 기다리는 중"
이 기사는 2026-07-15 17:49:1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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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사진=뉴스1)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이 트럼프발 상호관세 환급 신청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관세 환급 길이 열렸지만 맏형 격인 현대차의 결정 없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가 위헌이라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 4월20일부터 이미 징수한 관세를 돌려주는 시스템인 '케이프(CAPE)' 1단계를 가동 중이다. 전체 환급 규모는 1660억달러(약 245조원), 대상은 5300만건(33만개 업체)에 달하는데 이 중 1단계에서는 전체의 60~65%가량을 처리한다. 나머지는 관세 최종액이 확정된 지 80일이 넘은 건들로, 2단계에서 순차 처리될 예정이다.


케이프는 개별 수입신고 건별로 따로 환급을 처리할 필요 없이 통합 처리를 지원하며, 이자가 붙는 경우에는 함께 계산돼 처리된다. 수입업자는 신고 건수가 여러 건이더라도 환급금을 한 번에 전자결제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상호관세를 적용받았던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상당수 기업은 이미 이 시스템을 통해 신청을 마쳤으며, 올 2분기 실적에 환급액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국제통상 분야를 주로 다루는 박주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절차 자체가 어렵지 않고, 수입 신고자 자격만 있으면 계정을 만들고 신청서를 내는 데 영업일 기준 5일이면 충분하다"며 "신청액보다 실제 환급액이 적게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 초기엔 미국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며 눈치를 보는 기업이 많았다"면서도 "신청만 하면 대체로 받아가는 걸 확인한 뒤로는 관련 자문 요청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은 이달 20일로 예정된 1단계 종료 시점이 코앞인데도 아직 신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복수의 계열사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환급 신청 자격이 개별 법인에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면서도 그룹 차원의 공동 대응 결정이 나기 전까지는 아우 격인 부품사가 먼저 행동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미 현대차로부터 관세 비용을 보전받은 부품사 입장에서는 환급금 수취 후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그룹 차원의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현실적 부담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부품사들에게 납품 단가를 높이거나 인센티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보전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환급 규모는 알 수 없지만 현대모비스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만 약 1573억원의 관세를 인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상호관세와 232조 품목관세가 합산된 수치이지만, 상호관세가 부과된 기간을 감안하면 누적 관세 규모는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 부품사 관계자는 "상호관세를 적용받는 계열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환급 신청을 개별 법인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현대차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에 완성차를 판매하는 구조인 만큼 그룹 차원의 정확한 지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품 계열사 관계자도 사정은 비슷하다고 전하며 "아직 결정을 내린 상태는 아니고, 그룹 차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단계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북미 시장은 현대차의 최대 시장 중 하나로,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해 현대차가 북미에서 올린 매출은 83조4448억원으로, 1년 전(77조308억원)보다 8.3% 늘었다. 전체 지역 매출(186조2545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4%에서 44.8%로 소폭 올랐다. 현대차가 북미 외 외국으로 분류한 아시아, 유럽, 기타 지역을 모두 합산한 수치(47조5116억원)보다도 1.8배 가까이 많다.


현대차는 이번 상호관세 대상은 아니지만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부과되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15%)는 여전히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추가 관세 카드도 고민 중이다. 북미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로서는 상호관세 환급 신청이라는 사안 하나로 미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에게 북미는 단일 지역으로는 압도적인 1위 시장"이라며 "위헌 판결로 그룹 차원에서 상호관세 환급 신청 지침을 정할 때도 향후 완성차 판매에 미칠 영향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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