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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동화 차량 성장 했지만…전기차는 '고전'
신지하 기자
2026-07-16 08:00:00
HEV·PHEV가 성장 견인…EV 비중은 4년 연속 하락
이 기사는 2026-07-14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이오닉 9. (제공=현대차)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자동차의 전동화 차량 판매가 4년 새 90% 늘었지만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성장세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작 순수 전기차(EV) 비중은 지난해 기준 28% 수준에 불과했는데, 2022년 이후 매년 비중이 축소되는 양상이다. 전기차 캐즘 여파에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의 공세까지 겹치며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전동화 차량 판매는 2022년 50만6793대에서 지난해 96만1812대로 늘었다. 4년 새 89.8% 증가한 수치다. HEV·PHEV가 성장을 주도했다. 이 기간 HEV·PHEV는 28만5224대에서 67만9017대로 138% 급증했다. 반면 EV는 21만352대에서 27만5669대로 3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소전기차(FCEV)는 1만1217대에서 7126대로 오히려 36.5% 줄었다.


전동화 차량 판매 비중에서도 HEV·PHEV 쏠림은 뚜렷하다. HEV·PHEV 비중은 2022년 56.3%에서 2023년 60.6%, 2024년 70.6%로 오른 뒤 지난해도 70.6%를 유지했다. 반면 EV 비중은 2022년 41.5%에서 2023년 38.7%, 2024년 28.9%, 지난해 28.7%로 4년 연속 하락했다. 2022년만 해도 격차가 크지 않았지만 지난해 들어 격차가 두 배 가까이 벌어진 셈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HEV 차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통 강자 테슬라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BYD 등 중국 업체에 밀려 EV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전기차 캐즘으로 구매 수요까지 주춤해지면서 하이브리드가 다른 차종 대비 이익률이 높은 실속 있는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 연도별 전동화 차량 판매 실적 신지하.jpg
(그래픽=김수진기자)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HEV 라인업을 현재 8종에서 2030년까지 18종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형부터 중대형, 제네시스 등 고급 모델까지 전 라인업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동화 차량 판매를 33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만 업계에서는 HEV에만 힘을 싣다가 EV 경쟁력 자체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30만대 목표 안에는 EV·HEV·PHEV·FCEV가 모두 포함돼 있는 만큼 EV가 정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하이브리드 혼자 목표를 떠받쳐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 등 전기차 규제가 강한 시장에서는 HEV 중심 전략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현대차의 행보를 두고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산 전기차가 가성비와 품질을 앞세워 유럽 등 해외 시장까지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현재 국내 생산직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을 넘으면서 현대차그룹은 저가형 전기차로 맞설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 HEV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대차의 전기차는 대다수가 고급 모델 위주"라며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경쟁력은 중국 업체 등에 비해 뒤처져 있고,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구현까지 갖춰야 하는 만큼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이 본격 확대되는 2029~2030년을 대비해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전기차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분기보고서에서 "전기차 캐즘이 본격적으로 종료됐다"고 밝힌 것이다. 국내 EV 산업수요가 전년 대비 150.9% 늘었고, 자사 전기차 판매도 사업계획을 웃돌았다는 설명이다. 울산에는 EV 전용 공장을 새로 지어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갔고, 내년부터는 차세대 배터리와 EREV 시스템도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인 시선이다. 김 교수는 "캐즘은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며 "기업이 스스로 그렇게 평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더해, 급속충전 인프라 구축과 겨울철 주행거리 하락 및 화재 이슈까지 해결돼야 캐즘 극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 등록 차량 2800만대 중 전기차 누적 대수는 올해 말 기준 12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도 여전히 55~60%가 중국 시장인 만큼 아직 주력이라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그동안 마이너스(-)였던 흐름이 반등하면서 캐즘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세계 전체로 보면 증가율 자체는 여전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 착시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전기차 판매가 그동안 거의 1년 가까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금 반사적으로 증가율이 높게 나오고 있는데 2030년 목표 수준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며 "유럽이나 개발도상국 시장의 성장률이 높은 편이지만 이는 중국차가 저가로 빠르게 밀고 들어온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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