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뒷좌석 하단에 장착한 배터리 위에 리클라이닝 시트를 적용하면 물리적인 간섭이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트 마운팅 볼트 위치를 전방으로 옮기고 배터리 프레임 구조를 슬림화하는 설계 변경을 수차례 거듭했다."
홍석현 현대자동차 배터리설계2팀 연구원은 9일 서울 성동구 인포멀스퀘어서 열린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서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HEV)는 기존 가솔린 모델에만 적용됐던 2열 리클라이닝 시트와 통풍 시트를 현대차 HEV 세단에서 처음 적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이브리드 세단은 구조상 뒷좌석 하단에 차량용 배터리를 배치하기 때문에 뒷좌석 공간을 넓게 쓰기가 쉽지 않다. 배터리가 시트 프레임과 같은 공간에 있어 리클라이닝처럼 시트가 크게 움직이는 기능을 넣으려면 배터리와 물리적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다.
홍 연구원은 "차체에 신규 브라켓을 추가해 배터리 프레임과 함께 리클라이닝 시트 프레임을 지지하도록 구조를 바꿨다"며 "시트가 차체에 체결되는 마운팅 위치를 기존보다 전방으로 37mm 옮기고, 배터리 프레임 높이를 약 32mm 낮춰 리클라이닝과 통풍 시트에 필요한 공간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터리가 있는 상태에서 리클라이닝 시트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설계 수정을 거쳤다"며 "레이아웃 협의가 많았던 만큼 어려웠던 점도 있었지만 여러 부서의 협업으로 더 뉴 그랜저 HEV에 리클라이닝 시트를 성공적으로 탑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기술을 주제로 마련한 팝업 스토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1~3층에 걸쳐 1.6 터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주행·핸들링(R&H), 플레오스 커넥트, 스마트 비전 루프 등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핵심 기술과 관련 부품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 탑재한 1.6 터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엔진에 P1 모터를 벨트 없이 직결해 시동과 발전을 담당하도록 한 구조다. 이 덕분에 동력 손실 없이 응답성과 제어성을 모두 높였다는 설명이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더 뉴 그랜저 HEV의 최고 속도는 200km/h에서 213km/h로 올랐다. 최고 출력은 기존 230PS에서 239PS로, 최대 토크는 37.4kgf·m에서 38.7kgf·m로 늘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8.3초에서 8.0초로 0.3초 줄었고, 시속 80km에서 120km까지 걸리는 추월 가속 시간도 5.4초에서 5.2초로 0.2초 단축됐다. 복합 연비는 18인치 휠 기준 18.0km/L에서 18.4km/L로 개선됐다.
시동 진동을 줄이는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이성백 현대차 MLV전동화소음진동시험팀 책임연구원은 "모터로 조용히 달리다 엔진이 갑자기 켜지는 순간 운전자에게 미세한 떨림이 전해지는데, 이를 시동 이질감이라고 부른다"며 "엔진이 멈추는 위치, 즉 정지각을 제어해 다음 시동 때 부하 구간을 가장 빠르고 부드럽게 통과하도록 만든 기술이 엔진 정지각 제어"라고 말했다.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은 엔진이 멈추는 위치를 제어할 수 없어 시동할 때마다 진동 편차가 발생했다. 더 뉴 그랜저 HEV는 엔진 크랭크축과 모터가 직결된 P1 구조를 활용해 시동이 꺼지는 순간 모터가 엔진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한다. 이를 통해 시동 진동을 최대 51%까지 줄였다. 엔진 진동과 반대 방향으로 모터 토크를 걸어 상쇄하는 역위상 제어 기술도 적용, 주행 중 발생하는 부밍 소음을 약 3dB 개선했다.
더 뉴 그랜저에는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탑재됐다. 신용진 현대차 인포테인먼트플랫폼 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 기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개발해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사용자 중심의 직관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UX를 제공한다"며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와 개방형 앱 생태계 등 사용성을 확장하는 편의도 제공한다"고 말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소프트키와 하드키를 결합한 2개의 디스플레이로 구성했다. 운전대 뒤에 장착된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는 전방 시야를 유지한 채 주행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보여준다. 차량 앞쪽 중앙에 배치된 1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차량 상태와 주행 정보, 제어 기능과 편의 기능을 한 화면에 담았다.
이날 행사장에 전시된 HEV 모델 운전석에서 "글레오"라고 부른 뒤 목적지를 말하자 중앙 디스플레이에 저절로 경로 안내 화면이 나타났다. 다만 응답 속도가 다소 느렸고, 연이어 다른 질문을 하자 버벅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박영재 현대차 음성인식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글레오 AI가 처음 적용되는 차량이다 보니 시작하는 기능이라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며 "전화나 차량 제어처럼 기존에도 있던 기능이지만 생성형 AI 기반으로 모호하거나 어려운 화법의 질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율주행 연동이나 드라이브 모드 변경처럼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능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모니터링 결과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음성인식 기능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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