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6500억원 규모 브릿지론을 전액 대위변제했던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개발사업이 결국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본PF 전환 실패로 고금리 브릿지론을 수년간 연장하는 과정에서 금융비용이 늘어나 감정가에 매각되더라도 원금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매가 거듭 유찰될수록 매각가는 더 낮아지고, 회수 손실 규모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현재 공매가 진행 중이다.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감정가인 5057억원(100%)을 최저입찰가로 진행된 1차 공매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현재는 오는 14일까지 최저입찰가를 감정가의 90%인 4552억원으로 낮춘 2차 공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후에도 유찰될 경우 3차 4096억원(81%), 4차 3687억원(73%), 5차 3318억원(66%), 6차 3200억원(63%)까지 순차적으로 최저입찰가가 낮아질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시행사 해운대마린원PFV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1406-2번지 기존 홈플러스 부지를 철거한 뒤 지하 8층~지상 53층 규모의 업무·상업 복합시설 2개 동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해운대 해변과 마린시티를 잇는 핵심 입지에 위치한 대형 복합개발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을 넘지 못했다.
사업은 이스턴투자개발과 SK에코플랜트가 특수목적법인(SPC)인 해운대마린원PFV를 설립해 추진했다. 해운대마린원PFV의 지분은 이스턴투자개발이 45.3%로 최대주주이며, SK에코플랜트가 28.9%, NH투자증권과 교보자산신탁이 각각 12.9%를 보유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시공사이자 공동 주주로 사업에 참여했다.
해운대마린원PFV는 2022년 6월 해당 부지를 약 405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평당 매입가는 6883만원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향하던 시기에 공격적으로 토지를 확보했지만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며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 본PF 전환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브릿지론 만기를 수차례 연장하는 과정에서 금융비용이 급증하면서 차입금 상환도 어려워졌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올해 5월 65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전액 대위변제했다. 시공사가 시행사의 채무를 대신 상환하면서 우발채무가 현실화된 것이다.
SK에코플랜트 등 채권단은 결국 담보자산인 해운대 홈플러스 부지를 처분해 자금 회수에 나섰지만, 공매가 성사되더라도 원금 회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운대마린원PFV는 2022년 토지 매입 당시 브릿지론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대출 금리는 연 7.77~9.00% 수준이었다. 본PF 전환이 수년간 지연되면서 고금리 금융비용이 누적됐고, 지난해 말 기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누적 이자비용은 약 1757억원에 달한다.
토지 매입비 4050억원과 누적 이자비용 1757억원을 합하면 현재까지 사업에 투입된 금액은 약 5807억원이다. 이는 1차 공매 최저입찰가인 5057억원보다 약 750억원 많은 수준으로, 감정가에 매각되더라도 금융비용을 포함한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1차 공매마저 유찰되면서 향후 매각가는 감정가를 밑돌게 되는 구조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공매는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90%인 4552억원으로 낮아졌으며, 이후에도 공매가 거듭 유찰될 경우 최저입찰가는 순차적으로 하락한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회수율도 더욱 낮아지고 원금 손실 규모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브릿지론 PF대출금을 우선변제해 해당 채권에 대한 우선수익권을 확보하고 있어 공매를 통해 확보한 대금도 우선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며 "일부 예상 손실은 이미 반영한 상태이며, 최종 손실 규모는 공매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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