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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 반값도 외면 '서초 르니드'…공사비 회수 안갯속
김정은 기자
2026-06-25 07:00:00
1692억원까지 낮춘 입찰도 안돼…매각가 낮아질수록 후순위 공사비 회수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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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르니드 위치도. (그래픽-이동훈부장)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하이엔드 오피스텔 '서초 르니드'가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가격을 낮춰 공매 시장에 나왔지만 또다시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강남권 핵심 입지에도 대규모 일괄 매각 방식과 침체된 오피스텔 투자심리가 맞물리면서 매수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사업장 공매가 장기화하면서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공사 미수금 회수도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은 최근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62-27번지에 위치한 '서초 르니드'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에 대한 일괄 공매를 진행했다. 공매 대상은 오피스텔 124개호와 근린생활시설 16개호다. 최저입찰가는 1692억원으로 감정가의 약 56%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결국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서초 르니드는 지하 8층~지상 20층 규모의 하이엔드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 156실과 근린생활시설 16실로 구성됐으며 전체 공급물량의 총 분양가는 약 3865억원에 달한다. 강남대로변 입지와 고급 주거상품을 앞세워 공급됐지만 분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대주단은 채권 회수를 위해 공매 절차에 착수했다.


첫 번째 공매는 올해 4월부터 총 7차례 진행됐지만 모두 유찰됐다. 코리아신탁은 지난 4월 해당 자산에 대한 첫 공매를 실시했으며 당시 감정가는 약 3042억원으로 책정됐다. 이후 매각 성사를 위해 예정가격을 단계적으로 인하했지만 끝내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입찰가는 감정가의 95% 수준에서 시작해 ▲90% ▲85% ▲80% ▲75% 등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졌다. 마지막 7차 공매에서는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약 ▲57% 수준인 1745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마저도 유찰됐다.

결국 코리아신탁은 이달 재공매 절차에 돌입했다. 재공매 1차에서는 최저입찰가를 직전 7차 공매와 동일한 1745억원으로 제시했지만 다시 유찰됐다. 이어 다음날 진행된 2차 공매에서는 최저입찰가를 1692억원으로 추가 인하했다. 이는 최초 감정가의 ▲56% 수준으로 사실상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가격을 낮춘 것이다.


그러나 가격을 대폭 낮췄음에도 투자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재공매 역시 두 차례 모두 응찰자가 없어 자산 처분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강남권 핵심 입지라는 장점에도 수천억원 규모 자산을 일괄 매각하는 방식인 만큼 매수 주체가 기관투자가나 대형 투자자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금리 부담, 주거용 오피스텔 수요 감소,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이 맞물리며 하이엔드 오피스텔 시장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번 공매 장기화가 대주단은 물론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공사대금 회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당초 롯데건설은 시행사 에스엔에이치씨와 기본도급액 684억원 규모의 서초 르니드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공사대금의 절반가량은 기성금으로 지급받았지만 나머지 절반은 미수금으로 남아 있다.


통상 신탁 공매를 통해 확보한 매각대금은 우선순위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배분된다. 대주단 채권이 우선 변제된 이후에야 시공사의 공사대금이 지급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공매가 지연될 경우 공사비를 회수해야 하는 롯데건설의 자금 회수 시점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가격을 낮췄음에도 유찰이 이어지면서 추가 가격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가격이 더 낮아질 경우 후순위 채권의 회수율도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결국 공매가 장기화할수록 롯데건설의 미수금 회수 시점은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매각 가격까지 추가로 하락하면 회수 가능한 공사대금 규모 역시 줄어들 수 있다.


코리아신탁 관계자는 "공매를 통해 매각이 이뤄질 경우 신탁계약에서 정한 배분 순서에 따라 매각대금이 정산된다"며 "이번에는 두 차례 공매를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으며, 향후 우선수익자의 의향에 따라 재공매 여부와 일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선순위 대주단에 대한 상환이 먼저 이뤄진 뒤 잔여 금액이 발생하면 미회수 공사비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며 "최근까지 오피스텔 시장 침체로 공매가 쉽지 않았지만, 최근 강남권 주거시장이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매각이 성사되면 공사비 회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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