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부산 해운대 생활형숙박시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공매가 끝내 유찰됐다. 신세계건설은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을 대신 상환한 뒤 우선수익자 자격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감정가의 절반 이하까지 가격을 낮추고도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채권 회수에 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향후 매수자를 찾더라도 대위변제한 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이 이번달 부산 해운대구 우동 소재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일괄 공매를 진행했지만 결국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공매는 일반경쟁입찰(최고가 방식)로 진행됐으며 지난 9일부터 총 9회차에 걸쳐 진행됐다.
감정가 1064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최저입찰가는 감정가에서부터 시작해 ▲90% ▲81% ▲73% ▲66% ▲59% ▲53% ▲48% ▲44%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아졌다. 마지막 공매에서는 최저입찰가 463억원으로, 감정가보다 약 600억원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끝내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유찰됐다.
이번 공매 결과는 신세계건설이 과거 대위변제한 중도금 대출금의 회수 여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신세계건설이 시공만 맡은 사업장이지만,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을 대신 상환하면서 자금이 묶여 있는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했고,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결국 대위변제를 이행했다.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분양 당시인 2020년 청약에서 최고 266.83대 1, 평균 38.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호실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생활형숙박시설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 수요가 급감했고 사업성도 악화됐다. 여기에 계약 해지 요구와 잔금 납부 거부가 잇따르면서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 상환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결국 신세계건설이 수분양자들의 중도금 대출에 제공한 연대보증이 부실로 현실화됐다. 신세계건설은 2024년 8월 수분양자들이 상환하지 못한 중도금 대출 571억원을 채무인수 방식으로 대위변제했다. 이는 당시 신세계건설 자기자본의 47.6%에 달하는 규모다.
대위변제 이후에 신세계건설은 해당 사업장의 매각대금에 대한 우선수익자 지위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채권 회수를 위해 직접 공매를 요청했으며, 매각이 성사될 경우 대위변제한 중도금 대출금을 일부라도 회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매가 유찰되면서 신세계건설의 채권 회수 시점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설령 매수자를 찾더라도 대위변제한 자금을 온전히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마지막 입찰가는 463억원으로, 신세계건설이 대위변제한 571억원을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직 다음 공매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건설 입장에선 공매가 장기화될수록 채권 회수는 지연될 수밖에 없는데다 향후 재공매 과정에서 최저입찰가가 추가로 낮아질 경우 회수 가능한 금액도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생활형숙박시설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대규모 일괄 매각 방식 역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일부 수분양자들의 계약 취소를 둘러싼 소송도 진행 중이어서 이해관계 정리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대위변제 이후 우선수익자 자격을 확보해 채권 회수를 위한 공매를 요청했다"며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채권에 대한 대손 반영도 모두 완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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