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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BM3 아직 '유상샘플'…HBM4부터 양산
김주연 기자
2026-07-14 08:10:00
③ HBM4, SK 60%, 삼성 30%, 마이크론 10%…SK하이닉스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
이 기사는 2026-07-13 07:1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3월 16일(현지 시간) GTC 2026 행사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HBM4 실물에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삼성에서 오너 일가가 아님에도 전문 경영인으로서 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은 역대 총 8명이다.김기남 회장, 권오현 고문을 비롯해 강진구 전 삼성전자·삼성전기 회장, 박기석 전 삼성종합건설 회장, 이수빈 전 삼성증권 회장 등이다.전영현 부회장이 9번째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전자 기준으로는 강진구, 권오현, 김기남에 이어 4번째다. 전 부회장이 삼성SDI에서 삼성전자로 공식 복귀한 시점은 2023년 11월말로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돌아왔다. 당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6조5700억원이었다. 2024년 5월에 반도체 수장인 DS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년 만에 영업이익 300조원 시대를 열고 있다. 전 부회장이 삼성의 새로운 신화를 이끌지 딜사이트가 조망해본다.<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을 선언했지만 아직은 엔비디아에 유상샘플만 납품하고 있어 HBM4부터 본격적인 양산 공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로부터 매출은 발생했지만, 이는 대금을 받고 시험용으로 제공한 유상 샘플이다.


삼성전자가 HBM의 핀 속도는 업체 최대를 기록했지만 아직 전체적인 성능에서는 완성도를 좀 더 높여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적인 구매주문서(PO)를 받기 위해 막판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6세대 HBM(HBM4)부터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본격 진입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 ‘베라 루빈’에 탑재할 HBM4 물량을 두고 SK하이닉스 60%, 삼성전자 30%, 마이크론 10% 수준의 물량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최종 PO가 발행되기 전 구두로 논의된 물량으로, 실제 공급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하이닉스가 메인 벤더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출시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HBM4 구매 규모 자체가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줄어든 HBM 구매 예산 일부를 저전력 D램(LPDDR)과 소캠(SoCAMM) 등 서버용 메모리로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HBM4 물량도 초기 논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해당 물량이 확보되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양산 물량을 공급하는 첫 사례가 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 진입을 추진했지만 제품의 성능과 양산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HBM4에서는 이전 세대와 달리 제품 성능만 놓고 보면 경쟁력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HBM4 개발과 고객 검증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한발 먼저 움직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19일 세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보다 샘플 공급 시점을 앞당겨 고객사 인증 절차에 들어갔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4분기실적 발표에서는고객 요청 물량에 대해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이후 올해 2월 보도자료를 통해 11.7Gbps의 동작 속도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동시에 최대 13Gbps까지 구현 가능한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양산 출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4의 핀 속도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사양을 둘러싼 공급사 간 경쟁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용 HBM4 공급사들과 목표 성능과 물량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핀당 데이터 처리 속도가 주요 비교 기준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HBM 공급사들은 당초 엔비디아에 핀당 9.0Gbps 수준의 HBM4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초기 물량을 구두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더 높은 핀 속도를 앞세우면서 HBM3와 HBM3E에서 뒤처졌던 기술 경쟁력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 역시 1c D램과 4나노 공정 기반 베이스 다이를 적용해 데이터 처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하며 기술 우위를 강조했다.


여기서 전영현 부회장의 기지가 발휘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엔비디아의 핀 속도 상향 요구에 이를 더 개선할 수 있다고 엔비디아에 제안했다.


다만 핀 속도의 우위만으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퍼스트 벤더로 올라서기 어려웠다. HBM의 경쟁력은 데이터 처리 속도뿐 아니라 발열과 소비전력, 신뢰성, 수율, 고객사의 AI 가속기와 결합했을 때 나타나는 시스템 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HBM3부터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하며 양산과 고객 대응 경험을 축적한 만큼 단일 제품의 최고 속도만으로 기존 공급 관계를 뒤집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제안을 SK하이닉스와의 가격 및 공급 조건 협상에 활용했다는 전언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가격 인상을 요구하자, 해당 제안을 공급사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카드로 활용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가 협상 끝에 SK하이닉스와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양사의 협력 관계는 더 공고해졌다.


다만 삼성전자 역시 당초부터 엔비디아의 메인 벤더 지위를 단기간에 가져오는 데 목표를 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엔비디아 요구한 이상의 핀 속도를 구현하면서 시장에 10나노급 6세대(1c) D램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는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핀 속도를 기준으로 최고 품질을 달성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며 "경쟁사 대비 핀 속도를 넘긴 것으로라도 1c D램 공정의 기술력을 입증한 것만으로도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간 관계도 예전보다 더 돈독해진 것으로 확인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3월 미국 세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하고 HBM4 코어다이 웨이퍼에 '어메이징(Amazing HBM4)'라고 사인했다.


전 부회장 역시 삼성전자가 HBM4를 계기로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 3월 18일 경기 광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황 CEO가 HBM4 웨이퍼에 사인한 것을 두고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삼성이 인공지능(AI) 인프라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발맞춰 1c D램 생산량을 끌어올리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속도전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4공장(P4) 건설을 서두르며, 당초 2027년 1분기로 예정했던 P4 준공을 올해 4분기로 앞당겼다. P4는 삼성전자의 첨단 반도체 팹으로, 당초 D램, 낸드, 파운드리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팹으로 설계됐지만, 대부분의 생산 능력을 D램에 할당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현재 페이즈1, 페이즈3 투자가 완료돼 대부분의 설비 셋업이 마무리된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남은 페이즈4와 페이즈2 건설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그중 세 번째로 지어지고 있는 페이즈4의 경우 7월 말 임시 사용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반도체 장비들을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HBM4가 엔비디아 베라 루빈에 탑재될지 여부에 대해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삼성전자는 HBM을 엔비디아 외 다른 업체에만 공급하고 있다”며 “HBM4 역시 베라 루빈에 탑재될지도 불확실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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