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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mm 골재 도입 준비 등 제도 마련 착수
김정은 기자
2026-07-13 07:15:00
③고층화 시대, '공급확대'서 '품질개선'으로 무게추 이동…순환골재도 'KS인증'으로 통합 추진
이 기사는 2026-07-09 07:1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건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콘크리트의 핵심 원료인 골재를 관리하는 제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골재 토분 관리 기준은 아직 제도화되지 않았고 골재 유통이력관리제 역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순환골재 사용 확대와 건축물의 고층화가 이어질수록 골재 품질은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결된다. 딜사이트는 골재 품질관리의 현주소와 제도적 한계를 진단하고 건설 안전을 뒷받침할 골재 품질관리 체계의 개선 방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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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재 품질관리, 시장 변화와 정책 대응.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건설 구조물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좌우하는 핵심 자재인 골재 시장이 '공급 확대'에서 '품질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고층 건축물 증가와 잇따른 부실시공 사고를 계기로 골재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정부도 20mm 골재 도입과 순환골재 품질관리 체계 개선을 위한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35층 층수 규제를 폐지하는 등 고층 개발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형 건설사들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고급 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건축물의 고층화와 장수명화가 본격화되면서 콘크리트 성능도 한층 높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는 골재 품질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골재에 포함된 토분 제거는 물론 입형과 조립률 등을 개선해 골재 자체를 등급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공급원의 변화와 구조물의 성능 요구 수준을 반영해 골재 품질 기준을 재정립하고, 중요 구조물에는 보다 우수한 품질의 골재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토교통부는 20mm 골재 도입을 위한 제도 마련 절차를 밟고 있다. 건축물은 고층화와 내진설계 강화로 철근 배근이 촘촘해지면서 콘크리트의 유동성과 충전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구체적으로 전단벽과 같이 철근이 일반 구조물보다 훨씬 촘촘하게 배치되는 부위에서는 기존 25mm 골재를 사용할 경우 골재가 철근 사이를 원활하게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20mm 골재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콘크리트용 골재 대부분은 산림골재와 선별·파쇄골재 등을 부순 골재로, 암석을 파쇄해 생산하는 특성상 입자가 각져 천연골재보다 콘크리트의 흐름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준센터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콘크리트 표준시방서 개정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 치수를 20mm로 하는 골재를 표준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향후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한 뒤 골재업계와 레미콘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제도화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국가 연구개발(R&D) 결과에 따르면 20mm 골재를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 강도는 약 7%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 향상은 구조물의 내구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동일한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시멘트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시멘트 사용량이 1㎥당 약 20kg 감소하면 연간 약 2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성과 생산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레미콘 업체는 콘크리트 유동성이 향상되면서 시간당 타설량이 약 20% 증가해 믹서트럭 회전율을 높일 수 있고, 건설사는 공사기간 단축과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진동다짐기 사용도 줄어 공사장 소음을 줄이고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건설공사의 핵심 자재인 순환골재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고 기업의 인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순환골재 품질인증 제도를 KS 인증으로 통합 추진한다. 순환골재는 건설폐기물을 물리·화학적으로 처리해 품질 기준에 맞게 가공한 골재를 말한다.


그동안 순환골재는 국토교통부의 건설폐기물법상 품질인증과 국가기술표준원의 산업표준화법상 KS 인증이 이원화돼 운영됐다. 이에 국토부는 건설산업 주무부처로서 품질인증을 KS 인증 체계로 일원화해 중복 인증에 따른 기업 불편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아스팔트 콘크리트용, 콘크리트용, 도로 보조기층용 순환골재 등 3개 품목을 KS 인증 대상에 지정했다. 현재 기존 품질인증을 폐지하는 건설폐기물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법안이 통과되면 순환골재 품질인증 통합 절차도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부도 골재 품질관리 강화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20mm 골재 도입은 아직 연구와 검토 단계에 있고 순환골재 품질관리 체계 개편 역시 제도 정비가 진행 중인 만큼 실제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생산업체와 레미콘업계는 제도 시행에 따른 설비 투자와 생산 비용 증가 등을 우려하고 있어 충분한 의견 수렴과 단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천구 청주대 건축공학과 명예교수는 "정부도 골재 품질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20mm 골재 도입과 품질관리 체계 개선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 단계인 만큼 제도화 여부는 향후 연구 결과와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며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내 골재 품질관리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유통이력관리제 등 품질관리 제도를 도입할 경우 생산업체와 레미콘업계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와 골재 생산업체, 레미콘업계, 학계가 함께 현실적인 보완책을 마련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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