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반도체 실적도 메모리가 사실상 홀로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 수준의 이익을 만들어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적자를 이어가며 수익성을 끌어내린 탓이다. 전사 영업이익은 80조~90조원대로 전망되지만 실적 대부분이 메모리에서 발생한 만큼 사업부 간 온도차는 오히려 더 벌어진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교보증권 80조3000억원, 신한투자증권 82조1000억원, 대신증권 82조원, 상상인증권 83조9000억원, 키움증권 89조원, KB증권 90조원, DS투자증권 91조원, 하나증권 92조원 등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상반기 성과급 충당금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 것으로 봤다. 다만 4조680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수십배 이상 뛰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효과를 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메모리 가격이다.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45~49%, 낸드는 50~75%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출하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 효과가 압도적으로 컸다는 의미다. 서버 D램과 DDR5, 기업용 SSD(eSSD)를 중심으로 AI 서버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은 D램과 낸드의 비트그로스(B/G)를 각각 6%, 1%로 추정한 반면 ASP는 46%, 58%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LPDDR 가격 상승폭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판단했다.
실적 구조를 뜯어보면 메모리 편중은 더욱 뚜렷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80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D램 62조원, 낸드 20조7000억원을 제시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피크 장기화와 낸드 고부가 제품 확대가 반영됐다”며 “세트 비용 상승의 영향이 지속되겠지만 메모리 전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98%에 달하며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비메모리는 아직 실적 개선을 논하기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메모리 부문은 1조9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HBM4 베이스다이 양산과 엑시노스2600 생산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수익성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일회성 비용과 낮은 가동률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4 베이스다이와 엑시노스2600 생산 등에 힘입어 파운드리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일회성 비용과 8인치 공정 가동률 부진으로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HBM4와 eSSD 시장 점유율 확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실적은 메모리 초호황이 삼성전자 이익 체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분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메모리 호황이 삼성전자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메모리 업황만으로는 기업가치 재평가에 한계가 있는 만큼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 여부가 향후 주가를 좌우할 것이란 설명이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장 빛나는 구간은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될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파운드리 추가 수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손익은 성과급 충당금 영향으로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내재된 사업 경쟁력의 개선 가치를 감안하면 재평가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