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이 일상이 되면서 정보보호 역량은 은행의 신뢰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보안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전자금융사기, 개인정보 유출 등 사이버 위협도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은행들은 정보보호 투자 확대와 전문인력 확보, AI 환경에 맞춘 보안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은행들의 정보보호 투자와 인력,조직 운영 및 대응 역량을 살펴보고 은행별 정보보호 경쟁력을 점검한다.[편집자 주]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은행이 글로벌 정보보호 체계를 자체 구축하고 이를 특허로 출원하는 등 해외 보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정보보호 투자도 확대하는 가운데, 국내를 넘어 해외 영업망까지 아우르는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3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IT 투자액 4121억원 가운데 372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했다.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9.0%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상위권 수준이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71.9명으로 전체 IT 인력의 7.4%를 차지했다.
하나은행은 정보보호 투자의 초점을 선제적인 위협 대응 역량 확보에 맞추고 있다. 지난해 주요 투자 분야는 뉴하나원큐 고도화를 비롯해 차세대 보안관제, AI 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보안모델 구축, API 침해 대응 등이다. 생성형 AI 확산과 비대면 금융 거래 증가에 대응해 선제적인 보안 체계를 구축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차별점은 글로벌 정보보호 체계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으로 국내 최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된 하나은행은 진출한 26개국의 정보보호·금융보안 관련 규제 100여 개를 분석해 자체 글로벌 정보보호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정보보호 체계를 해외 영업망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 방법론은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가별 규제에 상시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정보보호 규제 대응 지원 시스템 'FARO'도 운영하고 있다. FARO는 국가별 규제 변화와 준수 현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으로, 해외 점포의 규제 대응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영업망의 보안 수준을 국내와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관리 체계도 구축했다. 글로벌 지역센터를 대상으로 ISO27001, ISO27701, ISO27017, ISO27018 등 국제 표준 정보보호 인증을 취득했으며 국외 점포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정보보호 실태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별 정보보호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허 출원은 글로벌 프레임워크에만 그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2022년 자체 수립한 '정보보호 영향도 평가 방법론'도 지난해 6월 특허를 출원했다. 글로벌 정보보호 프레임워크가 국가별 규제 대응 체계를 표준화한 것이라면, 정보보호 영향도 평가 방법론은 정보보호 위험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기 위한 내부 기준에 해당한다. 하나는 규제 대응, 다른 하나는 위험 평가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 ISO27001과 NIST, ISMS-P 등 국내외 위험평가 방법론이 최신 위협 변화와 업무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보보호 영향도 평가 방법론을 개발했다”며 “지속 발전을 통해 금융 정보보호 수준 평가 기준 및 위험 관리 방법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보호 관련 대외 평가도 잇따르고 있다. 하나은행은 금융위원회 개인신용정보 활용·관리 실태 상시평가에서 2021년부터 5년 연속 S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마이데이터와 전자서명인증사업자 부문에서 ISMS-P 인증을 취득했으며 K-ICT 정보보호 대상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금융위원장 정보보호 유공자 표창 등을 받았다. 또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모바일 신분증 민간개방 사업에도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정보보호 투자 확대와 함께 국내를 넘어 해외 사업장까지 아우르는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그룹 수준의 보안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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