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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래소 1은행' 도마 위…가상자산 제도화 분수령
전한울 기자
2026-06-25 08:56:25
⑥규제명분 일부 희석…가상자산 접근성 vs 금융 안정·통제
이 기사는 2026-06-23 08:08:4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규제 명분 아미지.jpg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가 지연 중인 가운데 ‘1거래소 1은행’ 규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거래소 전반에서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STR), 트래블룰 등 자금세탁 방지 장치가 대거 도입된 만큼 해당 규제를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들어 해당 규제가 가상자산 거래규모 및 산업발전 여부와 직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완화 및 철폐 여부에 따라 추후 제도화 향방 전반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가 무기한 연기된 상황 속 ‘1거래소 1은행’ 규제가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1거래소 1은행 제도는 가상자산 거래소 1곳이 은행 1곳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제휴를 맺도록 하는 규제다. 여러 은행을 통해 거래할 경우 금융 리스크 관리·감독에 허점이 생길 것이란 우려에서다. 자금세탁 등 부정거래 전반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별 제휴 은행과 입출금 계좌를 일원화해 왔다.


주목해야 할 점은 1거래소 1은행 제도가 법률적으로 명시된 조항이 아닌 그림자 규제란 사실이다. 그럼에도 해당 규제는 이렇다할 문제 제기 없이 관행처럼 유지돼 왔다. 거래소는 협상력을, 은행은 특정 거래소 독점에 따른 예치금 증대를 꾀할 수 있어 규제 대상인 양측이 큰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업비트-케이뱅크 ▲빗썸-KB국민은행 ▲코인원-카카오뱅크 ▲코빗-신한은행 ▲고팍스-전북은행 등 ‘1거래소 1은행’ 원칙이 이어지고 있다.

◆점유율 변동 조짐에 이동 편의성 요구↑


최근 들어서는 업계 시각이 일부 변화 중이다. 해당 규제가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거래소 이동을 제한한다는 이유다. 현재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은 1거래소 1은행 원칙에 따라 특정 제휴 은행에서만 입출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각의 변화는 최근 일부 거래소의 점유율이 반등세를 보인 점과 연결된다. 빗썸, 코인원 등 일부 중위권 거래소는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 및 현금성이벤트를 통해 일정 기간 거래 대금 점유율을 10% 포인트 넘게 끌어 올리기도 했다.


마케팅 투자 규모가 신규회원 확보로 이어져 중하위권 거래소도 시장 점유율 변동을 노려볼 수 있는 만큼 다수 은행 협력이 가져다 주는 점유율 변동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시장 진출을 저울질해 온 은행까지 대거 진입할 경우 가상자산 거래 규모 전반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실제 지난해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가상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이용자의 75% 가량이 기존 은행계좌 연동 여부를 불편 요소로 꼽았다. 특정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 접점이 없던 신규 계좌를 개설한 이용자는 78%에 달한다.


최근 반등 가능성을 확인한 하위 거래소로선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시장 환경·제도 마련이 시급해진 셈이다.


뿐만 아니다. 은행권에서도 1거래소 1은행 규제 완화를 향한 기대감을 일부 내비친다.


현재 시장은 1위와 2위 거래소 업비트, 빗썸 합산 점유율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양강 체제가 굳어져 있다. 가상자산 예치금이 상위 거래소에 집중됨에 따라 제휴 은행 사이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셈이다.


추후 1거래소 1은행 규제가 완화될 경우, 기존 제휴 은행은 물론 비(非) 제휴 은행 역시 가상자산 관련 매출 규모를 전방위로 확대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규제 명분 ‘흔들’…가상자산 2단계법 ‘가늠자’


이 같은 시장 분위기는 규제 당위성 문제로 연계된다.


일각에선 “최근 수년간 부정거래 방지책이 대거 도입된 뒤로 1거래소 1은행 규제 명분은 사라진 지 오래”란 목소리도 나온다. 2021년 개정된 특금법을 비롯해 2024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새 법제 도입 과정에서 ▲고객확인(KYC) ▲의심거래보고(STR) ▲트래블룰 등 부정거래 방지 역량이 꾸준히 강화됐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1거래소 1은행 원칙은 이용자 선택권과 산업 성장을 갉아 먹는 낡은 규제로 전락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더 나아가 해당 규제 명분 및 당위성 이슈가 추후 가상자산 2단계법 논의 과정에서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1거래소 1은행 규제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그림자 규제”라며 “관련 규제만 완화해도 소비자 효용과 가상자산 거래 규모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안정성’이란 규제 명분이 일부 희석된 상황 속 이에 대처하는 금융당국 행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가상자산 2단계법 역시 산업 혁신이냐, 금융 안정성이냐 명분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만큼, ‘1거래소 1은행’ 완화 여부는 산업 제도화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거래소 1은행 규제 완화 여부를 두고 장기적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자금세탁 등 금융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유다.


아울러 규제 완화 이후 제휴 은행이 대형 거래소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확실히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은행으로선 수익성은 물론이고 자금세탁, 이용자 보호 등 여러 금융 리스크를 덜기 위해 중소형 거래소보단 대형 거래소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오히려 가상자산 거래량이 대형 거래소 위주로 더 집중될 여지를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다수 은행과의 제휴 과정에서 계좌추적 및 책임소재에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금융당국으로선 시장 공정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해야 하는 난제를 받아든 셈”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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