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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캐리어' 시대 개막…'마일리지·노조갈등' 숙제
김정희 기자
2026-07-02 07:05:00
통합 대한항공·진에어 출범 임박…LCC 7사 재편도 지각변동 예고
이 기사는 2026-07-01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국내 항공업계 재편 김정희.jpg
국내 항공업계 재편 일정.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국내 항공업계 판도가 대대적으로 재편된다. 38년간 이어진 양대 대형항공사(FSC) 체제는 대한항공 단일 체제로 바뀌고, 내년 1분기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현재 9개인 저비용항공사(LCC)도 7개로 줄어든다.


업계는 통합 대한항공이 양사 간 운임 격차 축소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LCC 시장에서도 사업자 수 감소와 중복 노선 조정으로 출혈 경쟁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조직·마일리지 통합과 운임 상승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FSC 1사 체제로…조직·마일리지 통합 난제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통해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양사 간 운항 스케줄 효율화, 정비·금융비용 절감 등에 따른 연간 영업이익 증대 효과가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그간 대한항공보다 낮게 책정됐던 아시아나항공의 운임이 합병 이후 상향 평준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 운임은 대한항공보다 미주 노선에서 약 22%, 유럽 노선에서 약 30% 낮았다"며 "합병 이후 운임 격차가 축소되고 정비비와 감가상각비, 이자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성 개선 요인인 운임 격차 축소가 소비자에게는 가격 경쟁 약화와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공급석은 단순 합산 기준 2029만8868석으로 전체 국적사의 42.9%를 차지했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까지 포함하면 한진그룹 산하 5개 항공사의 공급석 비중은 64.1%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은 경쟁 사업자가 제한적인 만큼 통합 이후 운임이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통합 항공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질수록 노선 배분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른 항공사들의 입지가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직 통합도 난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통합 이후 시니어리티(연공서열) 체계를 두고 이미 이견을 보이고 있다. 갈등은 양사의 상이한 입사 기준에서 출발한다. 민간 출신 부기장 채용 시 대한항공은 비행경력 1000시간을 요구하는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00시간이다. 채용 경로와 입사 기준, 기장 승격 체계가 다른 만큼 직급과 승진 체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시니어리티는 기장 승격 순서와 노선 배정, 임금 체계 등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마일리지 통합이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심사는 1년 넘게 표류 중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통합안 보완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최근 열린 주주간담회에서 "공정위 승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거의 다 끝났고, 한 가지 정도 남은 사안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대한항공이 제시한 마일리지 전환 비율은 적립 경로에 따라 갈린다. 아시아나항공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의 경우 1대1로 전환되지만, 신용카드 등 제휴사를 통해 쌓은 마일리지에는 1대0.82의 비율이 적용된다. 아시아나항공 탑승 마일리지 1만마일은 대한항공 1만마일로 인정받지만, 제휴 마일리지 1만마일은 대한항공 8200 마일로 축소되는 셈이다. 10년간의 별도 운영 기간이 끝나면 남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일괄 전환된다.


대한항공은 오는 8월 주주총회 전까지 관련 절차를 최대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불리한 전환 비율과 우수회원 혜택 승계 방식을 둘러싼 소비자 반발 가능성이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LCC 7사로 재편…경쟁 완화 기대


대한항공 산하 LCC 진에어는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품고 내년 1분기 ‘통합 진에어’로 출범한다. 통합 진에어는 단숨에 국내 최대 LCC로 올라설 전망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3사의 항공기 수를 단순 합산하면 총 59대로 제주항공 44대와 티웨이항공 48대를 웃돈다. 올해 1~5월 누적 공급석도 998만2045석으로 제주항공 608만6595석과 티웨이항공 538만4721석보다 많다.


국내 최대 LCC의 출범을 바라보는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국내 LCC가 9곳에서 7곳으로 줄고, 통합 과정에서 중복 노선과 운항 편수가 실제로 조정되면 일부 노선의 과잉 공급과 출혈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금요일 김포발 제주행 첫 항공편의 경우 진에어는 오전 6시, 에어부산은 오전 6시30분, 에어서울은 오전 7시5분에 출발한다. 통합 이후 이처럼 비슷한 시간대에 배치된 운항편을 재조정하면 중복 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은 경영난을 겪은 항공사가 시장에서 퇴출되기보다 대주주가 바뀌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번 통합으로 법인 두 곳이 사라지고 중복 공급까지 조정된다면 일정 부분 경쟁 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통합 진에어의 대형화가 독립 LCC의 경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합 진에어가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정비·조업 인프라와 구매력, 인력, 해외 공항 네트워크 등을 활용하면 비용과 서비스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합 진에어가 대한항공의 해외 공항 조업망까지 활용하면 다른 LCC들은 가격과 서비스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며 “통합 진에어가 단거리와 중장거리 가운데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국내 LCC 경쟁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제공=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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