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피지컬 인공지능(AI) 드론 기업 니어스랩이 풍력발전기 점검과 방산 드론 시장을 잇달아 개척하며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카이스트(KAIST) 출신 창업진의 기술력에 더해, 확장 가능한 시장을 선별해 먼저 파고든 전략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지난 18일 한국산업은행이 주관한 ‘넥스트라이즈 2026 서울’에서 피지컬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 매출로 연결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최 대표는 “니어스랩은 협소하지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장에 집중하고(Focus Sharp), 고객사의 업무 과정에서 비어 있는 부분을 채워주며(Close the Loop), 핵심 고객사와 함께 업계 표준을 만들어 간다(Standard to Scale)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원칙은 풍력발전기 점검과 방산 드론 시장 진출 과정에서 그대로 적용됐다. 니어스랩은 창업 초기 풍력발전기 점검 시장에 뛰어들었다. 풍력발전기는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구조의 설비가 반복 설치돼 있어 하나의 현장에서 검증한 점검 방식이 다른 현장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니어스랩은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렵고 위험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점검 업무를 자율비행 드론과 AI 분석으로 대체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고객사의 기존 점검 체계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조종자 숙련도에 의존하던 작업을 드론의 자율비행과 데이터 수집으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지멘스와의 협업은 니어스랩이 풍력발전기 점검 시장에서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지멘스는 높은 수준의 기술 검증을 요구하는 동시에, 검증된 솔루션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고객사였다. 최 대표는 “지멘스와의 협업을 통해 풍력발전기 점검 시장에서 표준에 가까운 운영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니어스랩은 풍력발전기 점검 사업에서 검증한 자율비행 기술과 사업화 방식을 방산 드론 시장에도 적용했다. 방산 진입은 해당 기술의 적용 목적을 풍력발전기 점검에서 대드론 요격으로 바꾼 데서 출발했다. 민간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피지컬 AI 역량을 방산 환경에 맞게 전환한 셈이다. 최 대표는 소형 드론이 공격과 방어의 양상을 모두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미사일 중심 방공체계로 소형 공격 드론을 막을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저비용 대드론 요격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방산 드론 시장에서는 공격·정찰 드론의 비중이 더 컸지만, 니어스랩은 상대적으로 좁은 대드론 요격 영역에 집중했다. 이후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시장의 선도 고객을 확보하며, 대드론 요격 솔루션의 적용 범위를 넓혀갔다. 최 대표는 “방산 드론 시장에서 공격·정찰 드론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니어스랩은 7% 남짓한 대드론 요격 영역에 집중했다”며 “좁지만 우리가 차별화하고 선도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강조한 것은 단순한 틈새시장 공략이 아니었다. 니어스랩은 먼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좁은 시장을 고른 뒤, 고객사의 기존 업무 체계 안에서 비어 있는 역할을 제품으로 채우고, 이후 선도 고객과 함께 이를 업계 표준에 가까운 운영 모델로 확산시키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풍력발전기 점검에서 검증한 이 공식이 방산 드론 시장에서도 재현된 셈이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로 니어스랩만의 조직 DNA를 꼽았다. 그는 “기술은 누군가 뺏기고 쫓아올 수밖에 없지만, 기업의 문화와 DNA는 쉽게 빼앗길 수 없다”며 “니어스랩은 눈앞의 시장이 작거나 기존 방식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가 나타났을 때 멈추지 않고 다음 기회의 문을 열었다(Open the Next Door)”고 강조했다.
니어스랩은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출신 창업진이 2015년 설립한 AI 자율비행 드론 기업으로,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최 대표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IPO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연결 기준 270억원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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