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장소영 기자]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 문제 위험이 확산하면서 증권사의 투자금 회수에도 비상이 걸렸다. BBB급 발행사에 대한 기관투자자 수요도 줄어들어 채권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차입 익스포저는 약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채권은 1조2000억원,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금은 1조5000억원이다. 그 중에서도 증권사는 총 1251억원으로 대출채권 907억원, 유가증권 344억원 가량의 익스포저를 떠안게 됐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엑시트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중앙그룹 사태로 인해 계열사의 회사채 또는 CP 발행을 주관했던 증권사가 재매각(셀다운)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한 IB에 정통한 관계자는 "셀다운을 하지 못하고 미매각 상태로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셀다운을 하더라도 금리가 매우 높은 상태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한양증권이 가진 익스포저는 840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753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자기자본(6478억원)의 약 13%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전액 손실을 인식하면 당기 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영업적자 전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양증권이 가진 JTBC·중앙일보의 채권 담보가치에 대한 추가 검증도 필요한 상태다. 한양증권은 JTBC·중앙일보의 미래 매출채권과 올림픽 중계권 계약대금 예금반환채권 등을 담보로 확보 중이다. 그러나 차주의 영업과 매출 상황에 따라 담보가치가 변동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장래 매출채권의 특성상 회생절차 등이 개시될 경우 영업과 관련한 공급계약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이 사태의 여파로 BBB급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것으로 본다. 중앙일보·SLL중앙(BBB-), JTBC(BBB0)은 BBB급 회사채 시장의 주요 발행사였기에 시장에 주는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BBB급 채권 특성상 업황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기관투자자 수요도 제한적으로 형성된다. 일례로 지난해 홈플러스 사태 이후로 BBB급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채권 시장 자체도 지금보다 침체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발행사들은 시장에 발을 들이기 꺼리는 상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IB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의 메리트가 없어진 상황에 더해 이번 사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채권 시장은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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