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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진 주가 랠리, 로봇 사업 '시험대'
송한석 기자
2026-06-17 07:00:00
주가 43만원 찍고 44% 하락…고객사 확보·양산 경쟁력 검증 시작
이 기사는 2026-06-16 16:55:3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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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주가 현황.(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엔비디아와의 협력과 로봇 사업 기대감이 LG전자 주가를 사상 최고가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급등했던 주가가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은 기대감을 넘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로 이동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액추에이터 양산에 돌입하고 향후 서비스 로봇 ‘클로이드’ 상용화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고객사 확보와 양산 경쟁력, 소프트웨어 역량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로봇 사업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를 로봇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액추에이터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구동장치 등을 결합한 로봇 관절 역할의 핵심 부품이다. 휴머노이드 제조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창원 생산기지에서 액추에이터 양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CES에서는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을 공개하며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향후에는 내부 로봇 적용을 넘어 외부 고객사 공급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가 액추에이터 사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가전 사업에서 축적한 모터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세탁기와 에어컨 컴프레서용 모터를 대규모 양산하며 관련 기술과 공급망을 확보해 왔다. 가전 제조 과정에서 쌓은 모터 생산 역량을 로봇 핵심 부품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액추에이터 양산과 함께 2028년 클로이드 상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클로이드는 LG전자가 구상하는 ‘제로 레이버 홈’ 전략의 핵심 축이다. 가정 내에서 다양한 가전과 연동해 집안일을 보조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단순 로봇 제조사가 아니라 로봇 생태계 핵심 부품 공급사 지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들이 TSMC 없이는 칩을 생산하기 어려운 것처럼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이 LG전자 액추에이터를 사용하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LG마그나가 전기차 시장에서 파워트레인 부품 공급사로 성장한 방식과 유사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액추에이터 시장은 아직 절대 강자가 부재한 상황으로 고객사들의 내재화 움직임도 관찰된다”며 “로보틱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외판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그룹 차원의 로봇 밸류체인도 강점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자회사 로보스타(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5년 베어로보틱스 경영권도 확보했다. LG이노텍 역시 카메라와 비전 센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조·부품·서비스 로봇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와의 협력 역시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과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 등을 활용해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됐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5월 말부터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AI 협력 기대감, 액추에이터 사업 진출, 클로이드 상용화 계획 등이 부각되며 급등했다. 주가는 지난 2일 장중 43만8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주가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는 점이다. 15일 기준 LG전자 종가는 24만3500원이다. 최고가 기준 44.4%나 하락했다. 시장의 관심이 기대감에서 실제 사업 성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액추에이터 사업이 실제 고객사 확보로 이어지고 클로이드가 상용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가 향후 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사실만으로 차별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작과 옴니버스는 LG전자뿐만 아니라 글로벌 로봇 기업들도 활용하는 범용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차별화 요소로 가전 생태계를 꼽는다. 세계 최대 가전 기업으로서 가정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미 고객 가정에 설치된 다양한 가전과 연동할 수 있어서다. 로봇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기존 가전과 연결돼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세계 1위 기업인 만큼 가정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미 고객 가정에 설치된 제품들과의 연동도 강점”이라며 “로봇과 가전 간 시너지를 통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시너지가 실제 어떤 서비스와 제품으로 구현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거론된다. 한 로봇 전문가는 “가전과 로봇의 시너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면서도 “어떤 서비스와 제품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자세한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평가는 고객사 확보와 양산 경쟁력에서 갈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액추에이터 사업이 LG전자 내부 적용을 넘어 외부 고객사 확보로 이어져야 하고 로봇 산업 특성상 기술 개발보다 안정적인 양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입증해야 진정한 로봇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선 로봇 전문가는 “로봇 사업은 결국 상품 사업”이라며 “기술 공개 단계가 아니라 양산과 판매 단계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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