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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밸런싱 역설...PEF 돈맥경화
윤기쁨 기자
2026-07-02 18:00:00
①국장 충격 완화 위해 국내주식 비중 늘렸더니, 포트폴리오 왜곡 키워...사모펀드업계 자금 가뭄
이 기사는 2026-07-01 17:09:2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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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최근 국내 증시의 호황이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사모펀드(PEF) 등 대체투자 신규 출자를 가로막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주식 가치 상승으로 포트폴리오가 왜곡되자 자산 배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체투자 자금을 줄이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하는 분위기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여론을 의식한 조치가 결과적으로 기관의 장기 수익률 저하와 사모펀드 업계의 자금 가뭄을 심화시키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만료되어 매도가 재개됐음에도 시장 충격을 우려한 속도조절로 인해 대체투자 자금 위축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 한시적 유예 조치가 전날 종료되면서 이날부터 국내주식 매도가 전격 재개됐다. 코스피 지수가 8500선 안팎까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비중은 가이드라인 한계치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리밸런싱 재개 첫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증시 수급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세와 연기금의 비중 조절 물량이 겹치며 장중 하락세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시장에 미칠 충격을 고려해 매도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증시가 받는 심리적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는 국내 증시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이들 기관은 자산 안정성과 분산 투자를 위해 주식과 채권 그리고 대체투자의 목표 비중을 정해두고 관리한다. 특정 자산 가치가 급등해 허용 범위를 넘어서면 이를 매도해 다른 자산으로 옮기는 리밸런싱이 원칙이다. 그러나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대규모 기계적 매도가 가져올 시장 파장과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해 비중 조절 원칙을 제때 실행하지 못했다. 연기금이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평판 위험이 자산운용의 발목을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국내주식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였다. 동시에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도 기존 3%포인트에서 6%포인트로 두 배 확대했다. 전술적 자산배분 허용범위까지 합치면 국내주식 비중을 최대 28.8%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빗장을 열어둔 셈이다. 이 조치로 당장 시장에 쏟아질 수 있었던 100조원에 달하는 매물 폭탄 우려는 일시적으로 완화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심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내주식 비중은 여전히 허용 한계치에 근접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 한계치를 맞추기 위해 하반기 동안 수십조원 규모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처분해야 할 것으로 분석한다.


문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느긋한 주식 매각 속도가 대체투자 부문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의 비대해진 국내주식 비중은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이 여전히 30% 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리밸런싱 유예는 끝났지만 실질적인 자산 재배분은 가시화되지 못하는 상태다.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려면 주식을 대거 처분해 확보한 현금으로 사모펀드 출자를 늘려야 하지만 신규 투자 재원 유입은 사실상 멈춰 섰다. 매달 들어오는 연금 가입자들의 신규 보험료만으로는 주식 자산의 덩치를 상쇄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체투자 부문에 보낼 투자 재원 고갈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주요 연기금의 사모펀드 출자 사업은 동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모펀드 투자는 자금이 수년간 묶이는 저유동성 자산이라 기관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을 때 가장 먼저 집행을 줄이는 타깃이 된다. 실제로 주요 연기금‧공제회들도 국민연금의 매도 속도와 자산 배분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하반기 위탁운용사 선정 일정을 연기하거나 출자 규모를 당초 계획 대비 반토막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앵커 출자자 역할을 해야 할 거대 기관들의 발이 묶이면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펀드 결성에 차질을 겪고 있다. 통상 거대 연기금의 확약서를 받아 민간 금융기관 자금을 매칭해야 하지만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는 형국이다.


이는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이어져 적기 기업 구조조정이나 신성장 동력 투자를 가로막는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자산 배분의 기형적 왜곡을 방치할 경우 사모펀드 시장의 생태계가 혼란을 겪는 것은 물론 향후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설 때 주식에 과도하게 쏠린 국가 자산 전체가 입을 타격은 평소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식 시장의 단기 충격을 막으려는 속도조절 조치가 대체투자 시장을 위축시키고 연기금 전체의 장기 수익률을 갉아먹는 역설적인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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