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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엔비디아 'AI 동맹'…셈법은 소버린 AI
최령 기자
2026.06.10 07:00:22
엔비디아는 현지화 파트너, 네이버는 B2B 전환 모색…자본 조달은 여전히 숙제
이 기사는 2026년 06월 09일 1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왼쪽)가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네이버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최령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와 엔비디아가 기가와트(GW)급 인공지능(AI) 팩토리 공동 구축을 선언하면서 양사 동맹의 셈법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단순한 기술 제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AI 인프라부터 모델 개발, 피지컬 AI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풀스택 협력 구조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소버린 AI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파트너가 필요했고 네이버는 기업 소비자 거래(B2C) 편중 사업 구조에서 벗어날 전환점을 찾고 있었다.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지만 관건은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이 동맹이 실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지난 8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경기 성남 네이버 1784 사옥에서 회동을 갖고 ▲GW급 AI 팩토리 공동 구축 ▲네모트론 연합 참여를 통한 오픈 프런티어 AI 모델 공동 개발 ▲피지컬 AI 협력 등 3대 협력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유럽·중동 시장까지 AI 인프라 생태계 주도권을 함께 확보한다는 방향성에도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AI 팩토리 공동 구축이다. 2027년 55MW 가동을 시작으로 같은 해 100MW, 2028년 200MW까지 단계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장기적으로 GW급 인프라를 완성한다는 로드맵이다. 1GW는 네이버의 국내 최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 용량의 약 4배로 엔비디아 최신 GPU 수십만 장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네이버가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와 운영을 담당하고 엔비디아가 블랙웰 GPU를 우선 공급하되 수익과 리스크는 양사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구조다. 네이버가 축적해 온 GPU 클러스터 운영 역량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노하우를 엔비디아의 풀스택 AI 인프라 플랫폼 'DSX'와 결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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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범위는 인프라에 그치지 않는다. 모델 분야에서는 네이버가 커서, 미스트랄AI, 퍼플렉시티 등 12개 글로벌 AI 기업이 참여하는 엔비디아 주도의 '네모트론 연합'에 국내 기업 최초로 합류했다. 네모트론 연합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오픈소스 거대언어모델(LLM) 네모트론을 고도화하기 위한 AI 기업들의 협의체다. 양사는 네이버의 자체 데이터와 학습 노하우를 결합해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와 글로벌 범용성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해진 의장과 젠슨 황 CEO 회동에서 협의된 산업용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이 구체화됐다. 네이버클라우드의 디지털 트윈 기술과 엔비디아 옴니버스·아이작 심을 결합하는 방식이 골자다. 엔비디아의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에 네이버의 공간 모델링과 거리뷰 데이터를 더한 '서울 월드 모델'이 올 3월 공개됐으며 1784 사옥 로봇 서비스도 양사 협력의 실증 사례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네이버를 핵심 파트너로 낙점한 배경에는 소버린 AI 역량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방·금융·의료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에서 미국 빅테크 의존을 꺼리는 국가들이 늘면서 현지 언어·문화·규제에 최적화된 AI를 구축할 수 있는 파트너의 가치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동남아 특화 데이터와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사실상 유일한 기업으로 꼽힌다.


수익화의 초기 윤곽도 나왔다. 네이버는 AI 팩토리 사업에서 5년 내 약 20조원 매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장기 영업이익률(OPM)은 20%대 후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초기 200MW 물량에 대해 이미 대형 잠재 고객사와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도 초기 가동률 우려를 덜어주는 대목이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간 B2C에 지나치게 편중됐던 네이버의 자본 배분 구조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기업 간 거래(B2B) 중심으로 전격 전환될 것"이라며 "사모펀드(PE)나 타인자본 조달(Debt Financing) 등 적극적인 레버리지를 활용해 수익성(ROE)을 제고하겠다는 방향성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본 조달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네이버는 1차 200MW 구축에 자사 에쿼티 10억달러, 전략적 파트너 에쿼티 10억달러,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외부 펀딩으로 나머지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W급 확장 이후의 추가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1GW급 인프라 구축에는 75조~90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한 반면 네이버의 가용 현금은 약 8조원 수준"이라며 외부 투자 유치나 유상증자 등 구체적인 자본 조달 계획의 추가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초기 가동률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감가상각비 부담으로 단기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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