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CJ그룹이 대표이사 인사를 통해 CJ제일제당의 새 수장으로 '바이오 통'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선임했다. 최근 회사가 바이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관련분야 전문가로 수장을 교체한 만큼 향후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J그룹은 이달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번 인사는 전임 강신호 대표가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오른 지 1년8개월 만에 이뤄진 수장 교체다. 강 전 대표는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69년생인 윤 신임 대표는 그룹 내에서 '바이오 통'으로 꼽힌다. 서울대 식품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썬더버드국제경영대학원(Thunderbird University)에서 국제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2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줄곧 바이오 분야를 담당하며 남미사업 담당, 글로벌 마케팅 담당, 기술연구소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23년 9월 바이오사업부문 대표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인사를 통해 총괄대표이사직을 겸임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의 성장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은 ▲식품 ▲바이오 ▲피드앤케어 ▲물류(대한통운) 등으로 사업부문이 구성돼 있는데 최근 피드앤케어 부문을 매각하고 식품과 바이오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상황이다. 

바이오사업부문은 특히 식품사업의 성장 정체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2조6873억원, 영업이익은 9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 34% 감소했다. 반면 바이오사업부문 매출은 1조798억원, 영업이익은 1024억원으로 각각 2%, 8%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최근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을 철회하고 해당 부문을 집중 육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점도 이번 인사 흐름과 맞닿아 있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올해 초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라이신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체 공급처로 주목받았고 미국 내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 정권 복귀에 따른 관세 리스크 속에서도 경쟁력이 부각됐다. 이러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하던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을 올해 4월 공식 철회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비주력 부문인 피드앤케어를 매각하며 바이오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도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 사료·축산 자회사 CJ피드앤케어를 네덜란드 사료 기업 로얄 드 허스(Royal De Heus)를 포함한 4곳에 매각하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부채 승계 조건을 포함해 약 2109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윤석환 신임 대표는 글로벌사업 운영과 전략, 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입증해왔다"며 "바이오부문뿐 아니라 식품공학을 전공해 식품에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회사의 균형 성장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