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DS단석이 바이오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자체 공장을 세운 가운데 대기업집단의 공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LG화학과 HVO 합작사 설립을 추진했으나 포기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이 최근 이탈리아 에너지기업과 합작 공장을 착공하며 두 기업이 경쟁 관계가 됐기 때문이다. GS칼텍스를 비롯한 정유사의 바이오에너지 시장 침투를 방어하는 것도 DS단석의 과제다.
업계에 따르면 HVO는 폐식용유 등 재생 가능한 식물성 오일에 수소를 첨가해 만든 친환경 제품이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크고 저온에서도 얼지 않는다. 지속가능항공유(SAF), 바이오디젤, 바이오 납사(Naphtha)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SAF는 항공기 연료로 사용되고 바이오 납사는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주원료로 쓰인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평택 1공장에 HVO PTU(수소화 식물성 오일 전 처리 공정) 설비를 자체 구축했다. 올해 1월 SAF 원료를 미국 석유·천연가스 기업 필립스66에 처음 공급하며 가동을 본격화했다. 생산 캐파는 연간 30만톤(t)이다. 2027년 11월까지 1조원의 SAF 원료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자체 HVO 설비를 가동해 바이오에너지 원료 시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 전 DS단석은 LG화학과 손잡고 HVO 합작사 설립을 도모했다. 2021년 시흥 본사에서 LG화학과 HVO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에 서명했다. 2024년 국내 첫 HVO 생상공장 완공이 목표였을 만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LG화학의 경우 당시 구상한 대산사업장 10개의 신설 공장 중 하나가 해당 공장이었다.
HOA 체결 이후 합작사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DS단석이 바이오디젤, 바이오선박유를 비롯한 바이오연료 시장 성장에 베팅했고 합작사가 아닌 자체 공장 투자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구속력 있는 계약이 아니었고 DS단석이 바이오에너지 시장 성장을 예상해 단독으로 HVO에 투자하겠다며 협력을 깨버렸다"며 "DS단석이 폐식용유를 비롯한 원료 확보 역량에서 자신이 있었던 만큼 자체 공장을 구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달 충남 서산에서 HVO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2027년까지 연간 30만톤 캐파로 건설된다. DS단석과 협력이 깨지면서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의 자회사 에니라이브(Enilive)와 합작법인 엘지에니바이오리파이닝을 설립했다. 에니는 유럽 최대 종합 에너지기업 중 하나로 이탈리아 내 200만톤의 HVO 시설을 운영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LG화학이 HVO 원료 시장에 뛰어들면서 DS단석과 경쟁 구도로 재편됐다.
정유사도 속속 바이오에너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점도 DS단석에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바이오디젤의 경우 국내에서 정유 4사인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K에너지, 에쓰오일에서 진행하는 연간 입찰을 거쳐 납품량을 수주하는 경쟁 시장이다. GS칼텍스의 경우 자회사 GS바이오를 통해 바이오디젤을 비롯한 바이오에너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DS단석이 시장에 직접 뛰어든 대기업 정유사와 직접 경쟁을 하는 구도로 바뀐 것이다. 고객사였던 정유사가 공급자로 바뀌며 DS단석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유 4사는 바이오항공유나 선박유를 미래사업으로 보고 확장하려는 의도를 다들 지니고 있다"며 "규제가 본격화 되지 않고 최근 정유 업황이 어려워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지 않아 본격 진출 시기만 조율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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