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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은 '현금곳간'…빚 갚기 시급
이세정 기자
2025.03.25 08:00:21
26년 연속 배당, 재무건전성 '훼손'…1년새 단기차입 1조 증가, 이자비용 절감 '주목'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 포르투칼 팔멜라 공장(출처=한온시스템)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으로 편입된 한온시스템이 26년째 이어오던 배당을 중단했다. 액면 상으로는 한온시스템이 지난해 연간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을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사모펀드(PEF) 체제 아래 무리한 배당으로 훼손된 재무건전성을 정상화시키기 위함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역시 한온시스템 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현금 유출을 최소화해 부채를 털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 26년 연속 배당 '중단'…한앤코, 8년간 8000억 배당 수령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이달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온시스템이 올해는 결산 배당 지급과 관련한 안건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한온시스템은 153억원의 순손실을 낸 1997년을 제외하고 1998년부터 2023년까지 연속 배당을 전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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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이 과거 '배당 우등생'이 된 것은 자의적인 선택이 아니다. 여러 번의 피인수를 거치는 과정에서 현금 곳간을 열 수밖에 없었다. 1986년 한국의 한라그룹 계열 만도기계와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50 대 50으로 합작 설립한 한온시스템(옛 한라공조)은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에 카에어컨을 납품하며 성장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IMF)로 만도가 부도를 겪으면서 포드 계열 부품사인 비스테온이 대주주가 됐고, 2013년 한라비스테온공조로 사명을 변경했다. 비스테온은 한온시스템이 포드 물량을 늘리며 외형과 내실 성장을 일군 만큼 고배당으로 수익을 다시 거둬갔다.


비스테온은 2015년 PEF인 한앤컴퍼니 산하 한앤코오토홀딩스로 한온시스템 지분(50.5%)을 넘기며 엑시트(투자금 회수)했다. 당시 한국타이어도 한온시스템 지분 19.5%를 인수하며 주요 주주에 올랐다. 지금의 사명을 갖게 된 것도 이 때다. 


한앤코오토홀딩스는 한온시스템으로부터 매년 배당금을 수취하며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특히 실적과 무관하게 매 분기 배당까지 실시하며 최소 500억원에서 최대 9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실제로 한앤코오토홀딩스가 최대주주였던 8년(2015~2023년)간 한온시스템은 총 1조2909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며, 한앤코오토홀딩스는 약 8000억원을 받았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1분기부터 중간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엑시트를 위해 한국앤컴퍼니그룹과 협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한온시스템의 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1조3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71.4% 증가했다.


◆ 고금리 단기차입 급증…2배 뛴 이자비용 탓 순손실 전환


문제는 한온시스템이 세 번의 대주주 변경을 겪는 동안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에 오르는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6000억원을 수혈한 배경에도 경영 정상화가 맞물려 있다. 한온시스템을 단순한 이익 확보를 위한 수단이 아닌, 글로벌 하이테크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이에 한온시스템이 당분간 무배당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타이어의 자금 지원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5.4%포인트(p) 하락한 253.1%였으며, 차입금의존도는 2%p 낮아진 42.9%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부채비율은 200%를 적정선으로 보고 있으며,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일 때 이상적으로 본다.


여기에 더해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순손실을 내며 이익잉여금을 오히려 깎아먹었다. 한온시스템의 수익성이 부진한 원인에는 과도한 금융비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차입 부담이 증가하면서 금융권에 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난 것이다.


예컨대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102.5% 늘어난 1조9587억원으로 나타났다. 유성동사채와 장기차입금, 장기사채의 총합은 전년보다 6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단기차입금이 급증하면서 총 부채 증가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금융원가는 2.2배 증가한 4696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한온시스템의 높은 차입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키운다.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터라 부채를 상환할 돈을 축적하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온시스템은 전동화 투자에 따른 고정비가 늘고 있지만, 전동화 부품 판매가 부진하면서 설비 가동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의 재무 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회장은 이달 6일 한 완성차 출시 행사장을 찾아 "한온시스템의 재무구조를 바꾸기 위해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보다 앞서 열린 '한온시스템 경영전략 회의'에서는 "당장의 영업이익을 높게 보이려는 기존 회계 정책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 최측근이자 한온시스템 새 수장에 오른 이수일 대표이사 부회장도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의 이자비용을 축소하기 위해 대여금을 지원해 차입금을 우선 상환하도록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온시스템의 자체 이익창출력 회복을 통한 구조적인 재무안정성 개선이 필요하지만, 단기 고금리 차입금을 모기업의 대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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