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씨앤씨인터내셔널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 들어 국민연금공단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이 이 회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최근엔 30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한 것. 시장에선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단순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지분 투자에 나선 데다 전환사채 발행 과정에서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단 점에서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성장성에 상당한 믿음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올 1분기 처음 이 회사 '5% 이상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으로 2월에만 이 회사 주식 51만5694주를 장내매수 해 5.15%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꾸준한 추가 매수로 10월 말 기준 이 회사 지분을 10.15%까지 늘렸다. 지난 16일엔 트러스톤자산운용도 56만2162주를 사들여 씨앤씨인터내셔널 지분 5.61%를 확보한 상태다.

주목할만한 점은 국민연금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모두 이 회사 주식 투자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라고 밝혔단 것이다. 통상 국민연금과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 목적에 대해 '일반투자'나 '경영참여' 라고 밝힐 경우 이사회 활동이나 보수 등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단순 투자의 경우 차익 실현만을 목적으로 한다. 즉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성장성에 대한 고평가를 기반으로 지분율을 높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 20일엔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의 참여로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도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어센트EP 역시 이 회사 주가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는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주력으로 생산해온 색조 제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작년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건 눈화장 품목이다. 이어 얼굴(기초), 입술(립) 부문이 뒤를 이었다.

미국 내 인디 화장품 브랜드의 수요가 급증하는 것 역시 씨앤씨인터내셔널이 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특성상 다양한 고객사 확보가 중요한데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도화되면서 현지서 인디 브랜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리픽싱 조항은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이라며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건인데 이를 포함하지 않은 건 이 회사 성장성에 대해 상당히 고평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FI들이 잇달아 지분을 취득한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라며 "특히 국민연금은 최근 해외 인디 화장품 브랜드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 ODM 업체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