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씨앤씨인터내셔널이 고속 성장에도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동종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 이에 증권가에선 북미·중국 등 해외 시장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단 입장을 보이고 있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1997년 설립된 색조 화장품 전문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다.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배은철 대표는 이 회사 설립 초기부터 기초 화장품 중심의 다른 ODM 업체와 달리 색조 분야를 택해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구체적으로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설립 초기엔 국내 중저가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포인트 메이크업 화장품 중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와 같은 눈화장용 펜슬을 생산해왔다. 2013년 법인 전환 이후에는 립스틱 등으로 품목을 다변화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덕분에 2013년 136억원 수준이던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21년 913억원으로 7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힘입어 씨앤씨인터내셔널은 2021년 7월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상장 당시 조달한 420억원은 국내와 중국서 생산능력(CAPA) 확대는 물론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데 쓰였다. 이런 노력으로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엔데믹 전환 후 급증한 색조 화장품 주문을 흡수하면서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 3분기만 봐도 매출(누적 기준)은 70.6% 늘어난 1572억원, 영업이익은 79.9% 증가한 230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눈에 띄는 건 가파른 실적 개선 속도에도 이 회사 주가수익비율(PER)이 저평가 됐단 점이다. 수익성을 살펴보면 이 회사는 2022년 165억원, 올 상반기엔 15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순이익을 유통 주식수로 나눈 주당순이익(EPS)도 같은 기간 1644원에서 2475원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PER는 2022년 말 18.49배에서 올 상반기 22.99배로 소폭 상향하는데 그쳤다. 주가가 수익 개선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코스맥스의 PER가 43.11배, 코스메카코리아가 36.25배란 점에서 동종 업계와 비교해도 저평가 된 상태다.

이에 증권가에선 북미·중국 등 해외 사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단 입장을 견지 중이다.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늘고 있긴 하지만 국내 동종 업체와 달리 현지 생산·판매 법인이 없는 까닭이다. 또한 중국 법인이 불안정한 수익성을 보이는 것도 저평가 요인으로 꼽았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미국서 국내 화장품 ODM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씨앤씨인터내셔널의 관련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와 달리 이 회사는 현지 생산기반이 없어 판매·영업망 확보 측면에서 경쟁력 우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매출 성장을 지속했지만 영업이익은 작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게다가 3분기엔 적자 전환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씨앤씨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높은 품질 수준과 생산 기술 노하우로 후발 주자에 대한 높은 진입 장벽을 형성해 자사 영역을 확고히 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주력 제품군인 입술 화장 제품의 판매 호조로 국내와 북미 지역의 매출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