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 7개월여 만에 영업권 358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전부터 손실을 내왔던 초록마을의 적자 규모가 지난해 더욱 커진 까닭이다. 시장은 이에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를 고려할 당시보다 소비심리 위축 등 비우호적 환경이 조성돼 있는 만큼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반면, 회사 측은 양사 간 시너지가 나고 있는 터라 연내 흑자 기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육각은 지난해 5월 초록마을을 876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정육각이 책정한 초록마을의 순자산가치는 311억원, 영업권은 564억원이었다. 하지만 인수 7개월여 만인 작년 말 영업권 가운데 358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통상적으로 인수한 기업이 적자경영으로 인해 향후 현금흐름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그만큼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반영한다. 즉 정육각은 초록마을의 사업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했던 셈이다.

실제 정육각은 2018년부터 4년간 적자가 지속되며 167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아울러 인수 첫 해인 지난해에는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99.6%(41억원→83억원), 104.1%(46억원→94억원) 늘었다. 이에 정육각은 초록마을 장부가액에 79억원의 지분법손실도 반영했다. 손상차손과 지분법 손실이 반영된 결과 초록마을의 작년 말 장부가액은 443억원으로, 인수가액 대비 49.6%로 축소됐다. 이는 정육각이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손실 282억원에서 순손실 765억원으로 확대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이 같은 결과가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했을 당시와 달리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침체 등 대외변수가 커진 결과란 반응 일색이다. 아울러 웃돈을 과하게 얹어준 결과로 분석 중이다. 영업권은 M&A시 매물의 실제가치보다 웃돈을 얹어주고 살 때 발생하는 자산을 뜻하는데, 초록마을의 영업권이 순자산가치보다 1.8배 가량 많았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할 때 분명 적자가 지속됐단 부분을 확인했을 것이며, 2~3년 안에 흑자전환을 이뤄낼 만한 계획이 있었기 인수한 것 아니겠냐"며 "하지만 일년 만에 유통·이커머스 시장 상황이 악화됐고, 이에 손상차손·지분법손실을 낼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육각이 상당한 웃돈을 주고 산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라며 "고물가·고금리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실적을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 당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다수의 대기업들이 참여했다"며 "경쟁력이 부족했던 정육각 입장에선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권이 과도한 것은 경영진이 반드시 매입학겠단 의도가 있지 않고선 벌어질 수 없는 일"이라며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하기 위해 상당한 외부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육각 관계자는 "초록마을은 2018년부터 영업손실이 나는 회사다 보니, 매년 진행하는 손상평가에서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며 "현재는 앞서 추진한 인프라 개선을 포함한 고객향 서비스 고도화 작업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고객 경험 제고'로 이어져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으며 조만간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록베베 론칭에 맞춰 친환경 유기농 등 안전한 먹거리를 발굴하고 품질관리에 더욱 집중해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