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hy의 현금창출력이 1년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재원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핵심지표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작년 순적자 전환과 함께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등 묶인 돈이 대폭 늘며 영업현금 창출여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hy가 이달 발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영업현금)은 719억원(별도기준)으로 직전 해인 2021년 1347억원 대비 46.6% 대폭 줄었다. 이 회사의 과거 영업현금 흐름을 보면 2015년 이후 2021년까지 꾸준히 1000억원대의 현금을 유지해오다 8년 만에 급격히 위축됐다.

hy의 영업현금이 급감한 이유는 순적자 때문이다. 영업창출현금을 구성하는 핵심항목 가운데 하나는 순이익이다. hy는 작년 104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하며 금융감독원 공시를 시작한 1999년 이래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전년에도 193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3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출된 것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순적자 전환은 원자재가격 급등 영향으로 판매관리비가 늘어난 탓이 컸다. 이 회사의 작년 판매관리비는 6483억원으로 전년 6270억원 대비 213억원이 확대됐다. 세부항목을 보면 유가 상승에 따라 운반비(물류비)가 이 기간 193억원에서 244억원으로 51억원이나 확대됐고, 제품 견본비가 53억원에서 64억원으로 11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일명 묶인 돈인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확대는 현금흐름을 축소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이 회사의 매출채권은 766억원으로 전년 740억원 대비 3.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 역시 19.3% 대폭 불어난 327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hy의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인 작년 832억원으로 직전 해보다 11.5%나 확대되며 현금흐름을 갉아먹었다.

현금창출력이 저하되면서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 역시 동반 감소했다. hy의 작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07억원으로 2021년 710억원과 비교하면 2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장에서는 hy가 현금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한 수익 개선과 함께 묶여 있는 현금의 유동화 작업이 필요하단 시각을 견지 중이다. 아울러 최근 800억원을 들여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를 통해 종합유통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는 만큼 보유재원에 대한 관리와 비축 역시 중요하단 반응 일색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hy는 그간 일관된 사업구조의 틀을 깨지 못하며 장기간 수익이 정체되어 왔다"며 "최근 분위기 반전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통한 종합유통기업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나선 만큼 안정적인 현금유동성 관리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hy 관계자는 "작년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판관비 부담과 유통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논산물류소, 코코3.0 보급 등의 투자비용 소요 등으로 이익 실현이 어려웠다"며 "올해는 기존 사업군과 신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며,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프레시 매니저의 활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