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비상교육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이 지난해 90% 가까이 줄었다. 메타인지 기반 스마트 학습 시스템인 '온리원' 론칭과 신사옥 관련 비용 투입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재고를 200억원 가량 비축해뒀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올해도 관련 지출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재고 소진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현금창출력을 개선하기 쉽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교육은 지난해 20억원의 현금흐름을 기록해 전년 196억원 대비 89.8% 감소한 금액을 기록했다. 회사에 유입된 현금이 1년 새 이처럼 쪼그라든 이유는 지난해 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먼저 이 회사가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건 작년 '온리원'을 론칭하는 과정에서 광고선전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비상교육은 온리원을 론칭한 작년 4분기에만 광고선전비로 117억원을 투입했다. 이로 인해 작년 누적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261억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과천에 짓고 있는 신사옥 관련 비용 증가도 순적자를 부추겼다. 당초 비상교육은 2021년 7월 신사옥 착공 당시 2023년 11월까지 해당 공사에 총 780억원을 투입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계획보다 많은 규모의 비용이 투입되면서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순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온리원 론칭 과정에서 스마트 기기 재고를 대폭 늘린 것도 현금흐름을 악화시킨 요인이 됐다. 실제 이 회사 매출채권은 96억원(685억원→78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재고자산은 223억원(200억원→423억원)나 불었다. 이에 비상교육은 현금 유입을 늘리기 위해 매입채무를 127억원(106억원→233억원) 늘렸지만 증가한 재고부담을 상쇄하긴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비상교육 운전자본은 1년 새 192억원(779억원→971억원)이나 증가했다.

문제는 올해도 이 회사가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단 점이다. 광고선전비와 신사옥 관련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재고 소진 역시 쉽잖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온리원은 론칭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시장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광고비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여전히 원자재 가격 부담이 높아져 있어 신사옥 관련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선 마케팅 등 프로모션 활성화가 관건"이라며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당분간 광고비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선 학부모들이 단가가 높은 디지털 학습물 관련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 경우 다시 무리한 광고비 지출로 이어질 수 있어, 현금흐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상교육 관계자는 "지난해 늘어난 재고는 온리원 사업에 필요한 태블릿PC 기기를 비축해뒀기 때문"이라며 "온리원 회원수 증가세를 고려해 매입한 것으로 올 연말이면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광고선전비 지출이 예상되며, 신사옥 투입 비용은 예상치(780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