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원익IPS, 다시 1조 외형 '기대'
삼성·SK하이닉스 '전환 투자'로 낙수효과 노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익IPS 사옥. (출처=원익IPS)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외형과 내실을 모두 다진 원익IPS가 주요 고객사들의 선단 공정 투자 확대에 따른 낙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익IPS가 성장세를 지속하며 다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원익IP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481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3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2948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으로 같은 기간 30.80%, 115.60%나 급증했다.


구체적인 지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력 사업인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과 원자층증착(ALD) 등 반도체 전공정 장비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고, 디스플레이 장비 역시 수주가 늘어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기준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21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80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낸드플래시 장비 수주 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원익IPS는 국내 주요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들 모두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낸드 출하량을 상당수 줄일 것이라 강조하면서도, 수익성 있는 최첨단 제품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 부언한 바 있다.


낸드 사업이 구공정에서 신공정 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원익IPS의 장비 매출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회사의 주요 거래선인 삼성전자가 최근 낸드를 V6(128단)에서 V8(236단), V9(286단)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어, 올해도 관련 수요가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상반기 주요 고객사로부터 낸드 장비를 수주 받았던 것들이 매출로 반영되면서 실적 기여가 컸다"고 분석했다.


또한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D램 장비는 주요 고객사들이 기존 공정을 1b, 1c 나노 등 첨단 공정으로 전환하는 '전환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이에 따른 낙수 효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양적 투자보다는 질적 투자에 집중하는 분위기지만, 오히려 수주당 장비 투입이 과거보다 늘어나면서 단위당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원익IPS의 매출이 다시 1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발표 직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 4곳의 컨센서스는 9621억원이다. 주요 고객사들의 반도체, 파운드리 투자 확대로 '매출 1조 시대'의 포문을 열었던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원익IPS의 재무구조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219억원으로, 전년 동기(539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89억원,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1194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다. 원익IPS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는 2021년 사상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겼으나, 2년 만인 지난 2023년 매출 부진으로 270억원까지 추락했다. 이로 인해 FCF도 같은 기간 385억원에서 -717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EBITDA가 16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자본적지출(CAPEX)을 이 범위 내에서 집행하며 FCF가 40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4분기에도 EBITDA가 CAPEX를 초과했을 경우 FCF가 흑자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진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 고객사향 D램 장비 매출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해 전년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수적으로 추정했으나 국내 고객사향 매출 증가가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도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2207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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