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Q 성적표
현대해상, 순익 급증에도 아쉬운 이유
순익 증가에 '제도 변경' 일회성 요인 결정적…이익 핵심지표 신계약 CMS도 감소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0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실적 달성에도 쓴웃음을 짓게 됐다. 사실상 일회성 요인이 실적 증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데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이익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규모도 감소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7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4%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52.3% 증가한 6411억원으로 집계됐다.


4곳 대형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 모두 올해 1분기에 나란히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지만 현대해상의 순이익 증가폭이 가장 가팔랐다. 삼성화재는 14.6%, DB손해보험은 30.4%, 메리츠화재는 23.8% 순이익이 늘었다.


가장 가파르게 실적이 상승했음에도 현대해상은 올해 1분기 실적에 아쉬움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적 증가 이유를 뜯어보면 영업력 강화, 포트폴리오 개선 등 근본적 이유보다는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요인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5328억89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116.6% 증가했다. 상품별로 보면 장기보험 손익이 지난해 1분기 1447억94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4436억100만원으로 206.4% 증가했다. 일반보험 손익은 같은 기간 256억7600만원에서 468억8300만원으로 82.6%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익은 43.9% 감소했다.


현대해상의 순이익이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 기준 변경에 따른 대규모 손실부담계약비용 환입이 꼽힌다. 기존에 현대해상은 IBNR을 보수적으로 쌓으면서 상대적으로 부채 규모가 컸는데 기준 변경으로 기존에 손실계약으로 분류되던 계약에서 대규모 환입액이 발생하면서 보험손익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보험사들은 고객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지만 아직 청구되지 않은 보험금(IBNR)을 계산해 준비금으로 적립할 때 시점을 원인사고일과 지급사유일 가운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원인사고일로 기준이 통일됐다.


실제로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보험손익 재무자료를 보면 장기보험 부문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 항목의 수치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분기 429억6200만원을 손실부담계약관련비용으로 적립한 반면 올해 1분기에는 2263억8600만원의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이 환입됐다.


장기보험 부문의 보험금 예실차 손익이 개선되고 CSM 상각수익이 증가한 점도 실적 증대에 보탬이 됐다. 예실차는 예상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 보험금·사업비의 차이를 말한다.


신계약 CSM이 감소한 점도 1분기 성적표에서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4곳 대형 손해보험사 가운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1년 전보다 신계약 CSM 규모가 증가한 반면 메리츠화재와 현대해상은 규모가 축소됐다.


현대해상 1분기 실적. (출처=현대해상 IR 자료)

현대해상은 장기보험의 신계약 보험료(월납환산 기준) 규모가 1년 사이 커졌음에도 CSM 환산배수가 하락하면서 신계약 CSM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계약 CSM은 신계약을 통해 유입된 보험료에 CSM 환산배수를 곱해서 구한다. CSM 환산배수는 손해율, 해지율 등이 낮을수록 높게 책정된다.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신계약 보험료(월납환산 기준)는 지난해 1분기 376억56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397억2700만원으로 5.5% 증가했다. 반면 신계약 CSM은 같은 기간 4580억원에서 4050억원으로 11.5% 감소했다.


신계약 CSM이 줄어들면서 CSM도 지난해 말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월 말 기준 현대해상의 CSM은 9조120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5% 늘었다.


CSM은 미래에 보험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인식하게 될 미실현이익을 의미한다. 계약시점에는 부채로 인식되지만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률 등을 반영해 이익으로 반영된다. 보험사는 기존 CSM 잔액에 1분기 동안 발생한 신계약 CSM과 이자부리를 더해주고 해당 기간에 제공한 보험서비스의 CSM 상각액과 조정액을 빼서 CSM을 구한다.


현대해상은 1분기에 투자손익 108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보다 37.8% 감소한 수치다. 부동산 관련 수익증권 평가이익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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