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대규모 투자에도 재무 안정성 '유지'
최근 유상증자로 주식발행초과금 늘어나, 투자 증가로 배당은 어려울 듯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8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사진=대한전선)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대한전선이 대규모 투자로 유동 부채가 늘어났지만 수주 잔고 확대와 자본의 증가로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투자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이 2027년 완공될 경우 생산 능력이 5배 이상 늘면서 재무적 측면에서도 퀀텀 점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만큼 단기간 내에 배당이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023년 185.49%에서 지난해 192.99%로 소폭 증가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215.82%→2분기 234.52%→3분기 269.69%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던 만큼, 최종적으로 하락하며 마무리된 점은 눈에 띄는 변화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작년 하반기 부채가 늘어난 것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재무상 큰 우려는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저케이블 공장 등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한 여파로 유동부채가 늘어난 바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평택에 약 1만3500평 규모의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설비를 완공, 올해 상반기 2단계 준공을 앞두고 있다. 1공장에는 2200억원이 투입됐고, 2027년까지 2공장에 72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인건비와 원재료 매입액이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인력은 총 1141명으로 1년새 150명가량 늘어났다. 회사 한 관계자는 "여기에 직원들 성과급까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연간 급여 총액이 66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원재료의 경우 전선업계는 통상적으로 구리 등 원자재를 기한부어음(Usance·유산스)를 통해 들여오는데, 지난해 하반기 유산스가 증가하면서 단기차입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전선의 지난해 유동부채는 9201억원으로, 전년(6823억원)보다 34.84% 증가했다. 유동비율이 100%만 넘으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갚아야 할 부채보다 많다는 의미이므로 현재로서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부채비율의 경우 자본의 증가폭이 부채 증가폭을 상회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한전선의 지난해 부채총계는 1조1466억원으로, 유동부채 증가에 따라 전년(9252억원)보다 늘어나면서 2021년 이후 3년 만에 1조원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자본총계가 9532억원에서 1조4961억원으로 56.94%가량 늘면서 이를 상쇄했다.


자본이 대폭 늘어난 주요 원인은 기타불입자본 항목이 5869억원에서 9845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대부분이 주식발행초과금에서 발생한 것으로, 지난해 초 대한전선이 시설투자 및 차환을 위해 46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부채비율은 2022년 83.66%, 2023년 97.06%에서 지난해 76.63%로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수주 규모가 늘어나면서 부진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차츰 개선해 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마이너스(-) 466억원이었던 대한전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307억원, 지난해 67억원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싱가포르, 스웨덴에서 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내 수주 잔고가 역대치인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줄은 이유는 구리 가격, 환율 상승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가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대한전선이 투자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이 2027년 완공될 경우, 기존 대비 생산 능력이 5배 이상 확대된 1만8000MT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최근 발표한 리포트에서 "해외 물량까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수주잔고가 향후 매출로 인식될 올 하반기부터 마진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전선은 최근 주식발행초과금이 크게 늘어났지만, 당분간 배당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곤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전선이 해저케이블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만큼, 현실적으로 현 시점에서 배당을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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