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모두투어가 본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창출력이 저하됐지만 곳간은 넉넉히 쌓아 투자 여력을 확대했다. 여행업계 1위를 달리는 하나투어와의 실적 간극이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모두투어의 투자 필요성이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별도 재무제표(출자법인 제외) 기준 모두투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유입과 유출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현격히 축소된 배경에는 본업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가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은 107억원으로 70%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항목에 포함되는 당기순이익(106억원)도 54%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외형은 키웠지만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복병으로 만난 탓에 수익성 면에서 고꾸라졌다. 실제 2024년 모두투어 매출은 2430억원으로 44% 늘었지만 영업이익(35억원)은 60% 감소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2516억원, 영업이익은 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고꾸라진 반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모두투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509억원)의 69%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로 2020년에 비해서는 376% 늘어난 규모다.
모두투어 곳간이 채워진 데에는 단기금융상품 처분으로 유입된 현금 증가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단기금융상품 처분액은 8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 늘었다. 단기금융상품에는 기업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이 포함된다.
자연스레 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되면서 모두투어의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모두투어가 업계 1위 하나투어와의 격차를 좁히려면 투자에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경영지표만 두고 보더라도 양사 간 차이는 두드러진다. 2024년 모두투어 연결 영업이익은 하나투어(509억원)의 9% 수준에 그쳤다. 여행산업이 비교적 호황기를 누렸던 2016년만 해도 모두투어는 수익성 면에서 하나투어와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 이는 과거 위상과 다소 거리가 있는 결과다. 같은 해 모두투어와 하나투어는 각각 영업이익 210억원, 209억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 입장에서는 하나투어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지목된다. 먼저 하나투어는 지난 한 해 동안 태국, 하와이 법인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 2월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일환으로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세웠다. 업계 3위인 노랑풍선도 지난해 재설립한 일본법인을 필두로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모두투어는 코로나19 시기 경영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들을 정리한 이후 이렇다할 재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2021년 자회사 자유투어에 이어 2024년 부동산 투자회사 모두투어리츠를 매각했고, 같은 해 베트남 법인을 연이어 청산했다. 지난해 말 기준 콘텐츠 연계 여행 자회사 투어테인먼트 청산 작업도 진행 중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현금 보유량은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여행 시장이 회복돼 자연스럽게 증가했다"며 "최근 중국 비자 신청센터 신규 운영 및 현지 인프라 확충을 통한 패키지 경쟁력 강화,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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