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원랜드2.5兆 대규모 투자…'非카지노' 집중 까닭은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강원랜드가 올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인 'K-HIT 프로젝트 1.0'을 공개한 가운데 비카지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복합리조트 및 호텔 신축과 스카이브릿지, 시그니처 풀빌라 등 비카지노 부문에 투자를 집중해 카지노 매출 비중을 70% 수준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근 카지노산업이 복합리조트와 관광상품을 활용해 고객을 끌어당기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함과 동시에 외국인과 VIP고객을 더욱 늘리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강원랜드는 올해 4월 강원 정선군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K-HIT 프로젝트 1.0 발표회를 개최하고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여기서 K-HIT는 각각 '한국형(KOREAN)', '하이원(High1)', '복합(Intergrated)', '관광(Tourism)'의 약자로 강원랜드 미래 경쟁력의 핵심 키워드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보면 ▲카지노 신축 및 복합문화공간 조성(하이원스퀘어 복합리조트) 1조8000억원 ▲하이엔드급 호텔 신축 2700억원 ▲스카이브릿지 1000억원 ▲명품숲길조성 1000억원 ▲카지노 제2영업장 800억원 ▲웰니스 센터 및 빌리지 800억원 ▲시그니처 풀빌라 300억원 등이 골자다.
투자 일정은 단기(2027년)·중기(2030년)·장기(2032년)로 각각 나눠 정했다. 먼저 카지노 영업장 리모델링과 제2영업장 설립, 웰리스센터 구축에 나서고 이후 대규모 공사가 필요한 부대시설을 차례대로 건립한다. 강원랜드는 투자 계획이 마무리되는 2032년까지 주변 산림자원과 탄광 문화유산을 연계한 관광상품과 복합리조트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강원랜드가 '비카지노 부문'을 적극 육성한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금액(1조8000억원)을 쏟아붓는 '신규 카지노 사업장'도 결국 새로 구축할 복합리조트에 들어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투자금이 비카지노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도 2032년까지 비카지노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는 강원랜드의 수익구조를 감안할 때 사실상 '제2의 창업' 수준의 결정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카지노 부문가 강원랜드의 절대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강원랜드 카지노 부문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206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3%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621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6.35%로 차지하며 전년 대비 0.78%포인트(p) 상승했다. 카지노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한 것도 있지만 같은 기간 호텔과 골프장, 워터월드 등 비카지노 부문 매출이 감소한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강원랜드가 비카지노 부문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카지노 산업의 변화에 발맞추는 한편 카지노 사업의 재편을 위함으로 분석된다. 먼저 엔데믹 이후 국내 카지노 산업은 복합리조트와 각종 부대시설, 관광상품 등으로 고객들을 장기간 락인(Lock-in) 시키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 영종도의 인스파이어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제주도의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롯데관광개발)이다. 강원랜드는 이미 하이원리조트를 통해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공항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확실한 경쟁력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강원랜드는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허용업장으로 VIP고객보다는 매스(일반 고객)고객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에 국내에서 최대 면적(1만5481㎡, 2위 인스파이어 카지노 1만4.372㎡)을 갖추고 있음에도 수익성이 뛰어난 VIP고객의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는 강원랜드가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관광상품과 인프라가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왔다. 강원랜드가 앞서 외국인과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베팅한도를 늘리고 외국인 전용구역을 설치하려 했던 이유와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강원랜드의 대규모 투자 결과는 짐작할 수 없다"면서도 "향후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비카지노 부문의 인프라를 구축해 놓을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비카지노 부문 경쟁력이 올라가면 카지노 부문도 자연스럽게 그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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