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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 "중요한 건 상품 경쟁력"
③현지 상황 반영한 글로벌 ETF 개발…"실제 눈으로 봐야"
인도 성장 잠재력 포착한 미래에셋, 인도 ETF 재조명 받을까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2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ETF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트렌트에 맞춰 새로운 ETF를 설계하고 상장한다. 딜사이트는 견실한 ETF 산업의 성장과 건전한 ETF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ETF 유튜브 채널 <ETF네버슬립>과 ETF 뉴스레터 <ETF네버슬립>을 운영하고 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1본부장이 2월 11일 <딜사이트>를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 수요가 높아지면서 상품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ETF는 지난 2월 950개를 넘어서면서 1000개 돌파를 목전에 뒀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는 500개가 채 안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5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ETF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상품을 개발하는 자산운용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존 상품과 차별성 있으면서도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쟁사들보다 발 빠르게 유망한 업종과 종목 등을 찾아내는 게 중요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에 관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 투자자가 '실감'할 수 있는 테마


월스트리트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가 강조하는 투자 철학은 '생활 속 발견'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투자 기회를 찾는 것. 피터 린치는 실제 이러한 방법을 통해 10배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준 던킨도너츠를 비롯해 타코벨, GAP 등의 종목을 발굴해 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품을 개발할 때 이러한 방식을 도입했다. 이정환 ETF운용1본부장은 "책상 앞에서 리서치만 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직접 기업을 탐방하고, 해외 투자 상품 같은 경우에는 그 나라를 직접 보고 경험해야 투자자에게 와 닿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테마형 상품은 이런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인도 ETF를 예로 들며 "상품 개발에 앞서 인도 출장을 다녀왔는데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인구가 14억 명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2500달러라는 데이터는 누구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실제 얼마나 많은 소비를 하는지를 직접 보는 건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 인도의 숨은 잠재력에 주목


이러한 경험을 살려 개발한 상품이 바로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이 ETF는 이름 그대로 인도 소비 시장에 집중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인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소비 섹터 종목 중 상위 20개 종목을 유동비율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산출해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구조다.


포트폴리오 내 대표 종목으로는 마루티 스즈키, 타이탄, 힌두스탄 유니레버, 마힌드라, 이터널, 타타자동차, 네슬레 인디아 등이 있다. 다양한 섹터에 포진해 있지만 각자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탄탄한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다.


가령 마루티 스즈키는 인도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타타자동차 등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인지도가 낮지만, 지난해 기준 4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경차부터 보급형 세단, 다목적 차량 등 폭넓은 제품군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또 타이탄은 타타그룹의 계열사로 인도 럭셔리 보석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게다가 이 시장은 전통적으로 소규모 지역 보석상들이 지배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대기업이 진입해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선전한 셈이다.


인도 소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0년간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030년까지는 13%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할 전망이다. 인도 소비 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확대될 수 있는 이유는 경제 구조 때문이다. 인도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60% 이상이 가계 지출로 이루어져 내수 소비 위주로 작동한다. 즉, 인도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할수록 내수 경기가 활성화되고 소비 시장이 성장하는 것이다.


◆ '기류'를 포착하는 비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도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은 건 처음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23년 4월에도 인도 대표 대기업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했다. TIGER 인도니프티50이다.


이 상품은 인도의 주요 지수인 니프티 50를 기초지수로 삼아 인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유동비율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 기업에 투자한다. HDFC 뱅크, ICICI 뱅크,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인포시스, 바르티 에어텔 등이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인도 내에서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기업들이다.


주목할 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 상품을 출시한 시기다. 당시 인도는 '넥스트 차이나'로 불렸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며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인도가 부상한 것이다. 게다가 인도 경제가 성장 국면에 들어서며 그 잠재력이 인정받기도 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인도 경제가 2030년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즉, 인도에 대한 투자심리가 뜨겁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발 빠르게 이런 흐름을 포착하고 ETF를 선보인 셈인데, 이처럼 빠른 대응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인도 법인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올해 3월 기준 34조 원이 넘는 운용자산(AUM)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실제 인도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덕분에 현지 분위기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를 반영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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