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라데팡스파트너스(라데팡스)의 한미약품그룹 경영 참여시점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선 면밀한 내부사정 파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지속적인 지분 확대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고 임성기 창업주 오너일가에 이어 제3세력 자리를 꿰찬 점도 향후 적잖은 영향력 행사를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킬링턴 유한회사(킬링턴)는 올 2월18일 기준 한미사이언스 주식 672만8742주(지분율 9.8%)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신동국 회장(한양정밀 포함 21.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킬링턴은 라데팡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라데팡스는 지난해 11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으로부터 각각 79만8000주(1.2%), 37만1080주(0.5%)를 매입했다. 또 가현문화재단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132만1831주(1.9%)도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3.7%까지 늘렸다. 당시 총 거래금액은 872억원이다.
이후 라데팡스는 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과 4자 연합을 형성하며 ▲이사회 구성 ▲의결권 공동행사 ▲우선매수권 ▲동반매각참여권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라데팡스의 지분 매입은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월 대규모 시간외 매매(블록딜)로 95만주(333억원 규모)를 추가로 확보해 처음으로 지분율 5%를 넘겼는데 이는 당시 임종훈 대표의 물량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해 12월 장남인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으로부터 136만7831주(506억원)을 넘겨받았고 올 2월에는 임종훈 전 대표에게 192만주(672억원)를 매수했다.
라데팡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확보에 투입한 자금은 총 2383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라데팡스의 엑스트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일정 시점 이후 신동국 회장 또는 오너 일가에 지분을 다시 넘기는 방안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당시 가격에 따라 다른 사모펀드 등에 매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라데팡스가 매입한 한미사이언스 평단가는 3만5000원선으로 알려졌다.
이에 라데팡스가 유리한 엑시트 조건을 만들기 위해 향후 경영 참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라데팡스도 결국 사모펀드다.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 안에 엑시트를 해야 하는 건 다른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라며 "한미사이언스 내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해야 향후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팔 수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주현 부회장을 비롯해 김재교 부회장(전 메리츠증권 부사장), 심병화 부사장(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김성훈 전 상무 등 총 4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중 김재교 부회장과 심병화 부사장은 각각 대표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낙점됐다.
또한 최현만(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김영훈(전 서울고법 판사), 신용삼(서울성모병원 교수) 등 3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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