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안양 데이터센터' 부지, 크로버에 매각
사업지연 3년에 손실액 눈덩이…정수기 필터공장으로 사용할 듯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5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 안양시 호계동 효성아파트에 걸린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현수막. (자료=네이버지도)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에브리쇼가 안양시 데이터센터(IDC) 설립 사업을 철회했다.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손실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에브리쇼는 효성중공업과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서비스업체인 STT(ST Telemedia)가 각각 40%와 60%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JV)이다.  


변압기 등을 생산해 매출을 올리는 효성중공업은 2020년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전력사업부문의 전력공급, 에너지 절감 기술과 건설부문의 시공경험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센터 구축 경험이 부족한 만큼 해외 파트너사와 협력하기로 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4일 에브리쇼는 경기도 안양시에 사업철회서를 제출했다. 이후 곧바로 사업철회가 확정됐다. 안양시 관계자는 "공동위원회 심의를 마쳤고, 조치계획을 제출하라고 했으나 사업 시행자 측인 에브리쇼에서 최근 돌연 부지를 매각하고 사업계획 철회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주민들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심의에서 단순히 민원만으로 처리를 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인근 호계동 효성아파트와 10m 정도 거리로 근접해 아파트 조망 등을 고려, 건축 계획 변경을 요청했지만 에브리쇼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달 18일 에브리쇼는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911번지에 위치한 1만1960㎡ 규모의 토지 소유권을 ㈜크로버에게 넘겼다. 거래가액은 641억원(3.3㎡당 535만원)이다. 당초 에브리쇼가 2020년 12월 24일 매입한 금액은 454억원(3.3㎡당 379만원)으로 187억원의 차익이 발생한 셈이다. 


해당 부지를 매입한 회사인 크로버는 정수기 필터 제조사다. 크로버의 본사 및 공장은 에브리쇼로부터 매입한 부지 바로 옆인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911-2번지에 위치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크로버는 해당 부지를 매입해 기존 공장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크로버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피해 구체적인 응답을 받을 수 없었다. 


에브리쇼 측은 매입과 매각을 진행한 3년의 시간 동안 부동산 값이 올라 일부 시세차익이 있었지만 그보다 지출한 비용이 더 많아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손해액은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에브리쇼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보면 부동산 값이 올랐으니 이익을 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난 2~3년간 안양시청에 지구단위계획을 신청하고 진행하면서 국내외 설계사를 통해 많은 돈을 들여 설계를 했고, 주민들이 반대할 때마다 이를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희 입장에서는 한계점까지 줄였다고 생각했고, 더 줄이면 데이터센터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경영진 측에서 안양 부지를 철수하고 다른 사업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에브리쇼는 현재 서울 구로구 가산동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3만1205㎡ 규모의 부지에 30메가와트(MW)의 IT용량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브리쇼는 해당 데이터센터를 지난해 착공했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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