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원가 X파일
수출 힘 키운 삼양식품, 원자재값 무색
수출 비중 69.1%…증권가 "가격 인상 시 이익기여도 상당"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1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상반기 기준. 단위 = 백만원.


[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삼양식품의 수출 중심 사업전략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원자재값이 폭등하며 많은 식품사들이 고난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삼양식품은 수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덕에 고환율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어서다. 증권가는 아직까지 제품값을 올리지 않은 삼양식품이 올 하반기 중 가격인상을 단행할 경우 수익 개선이 대폭 이뤄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삼양식품은 올 상반기 매출 4575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59.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18억원으로 81.3% 늘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9.9%에서 11.3%로 1.4%포인트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삼양식품이 지난해부터 지속된 원가상승 압박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단 점이다.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국제 소맥 가격은 부셜(bushel)당 884달러로 전년 동기(671달러) 대비 31.7%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삼양식품의 매출원가율은 73.9%에서 73.3%로 0.6%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삼양식품이 수출 중심의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부터 삼양식품은 주력제품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는데, 올 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다 보니 수출 거래가 수익성 개선에 크게 일조한 것이다. 


실제 삼양식품의 올 상반기 수출 비중은 69.1%로 전년 동기(57.9%) 대비 11.2%포인트, 2015년(8.9%)와 비교하면 60.2%포인트나 상승했다. 올 상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의 경우 1234원으로 전년 동기(1118원) 대비 10.4% 올랐다. 이 때문인지 삼양식품은 올해 '빅4 라면사(농심, 오뚜기, 팔도, 삼양식품)' 중 유일하게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삼양식품 역시 하반기 중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최근 국제 밀가격이 소폭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개선이 대폭 이뤄질 것으로 내다봐서다. 22일 종가기준 국제 밀가격은 부셜당 907.5달러로 올해 최고가(1284달러, 5월 17일) 대비 29.3%나 하락했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 역시 조만간 경쟁사들과 같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에 따른 효과는 내년초부터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환율 기조는 지속되고 있는데 반해 최근 밀가격은 다소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기여도는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양식품 역시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으며, 제품값 조정 시 수출 가격도 함께 오를 것"이라며 "원가 상승 부담이 올 3분기 이후 줄어들 여지가 있는 만큼 향후 삼양식품은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인한 고환율 수혜와 영업력 강화가 수익성을 개선을 이끌었다"며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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