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화오션이 조선 3사 가운데 지난해 가장 저조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조선업 업사이클로 흑자전환했으나 마냥 웃지 못한 이유였다. 매출원가 부담이 높은 사업구조 속에 옛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반영된 일회성 비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고 있다며 올해 이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은 조선 3사 모두 영업이익을 내며 조선업 호황 국면에 올라탔다. 다만 한화오션은 지난해 기준 조선 3사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저조했다. 매출원가 부담이 높은 가운데 외주가공비 증가는 수익성을 저하시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또 옛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그룹으로 손바뀜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회성 비용으로 수익성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 10조7760억원, 영업이익 237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반전이다. 그해 매출은 4조8602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1조6136억원에 달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보다 4000억원 이상 증가해 6950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조선 3사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9%, 5.1%였다.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한화오션보다 2%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한화오션은 조선 3사 가운데 매출원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과 매출원가는 각각 10조7760억원, 10조921억원이다. 매출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인 매출원가율은 93.7%에 달했다. HD현대중공업(89.7%) , 삼성중공업(90.7%)과 비교하면 매출원가 부담이 높은 편이다. 영업이익이 매출총이익(매출-매출원가)에서 판관비를 차감한 금액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매출원가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한화오션의 숙제로 꼽히고 있다.
매출 규모가 비슷한 삼성중공업과 비교하면 높은 매출원가 부담은 수익성 발목을 잡은 이유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삼성중공업보다 매출이 8700억원가량 많은데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매출총이익의 경우 2300억원가량 적다.
매출원가 요인 중 외주가공비 부담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외주는 하청업체에 비용을 지급하고 제품과 상품 등을 납품받는 방식을 의미한다. 사업보고서 비용의 성격 분류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외주비는 전체 비용 10조 5381억원 중 2조9265억원으로 27.8%를 차지했다. 원재료 매입(54.8%)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이었다. 2023년에는 30.3%에 달했다.
경쟁사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이 비중은 23.8%로 나타났다. 외주비 부담의 경우 한화오션이 더 높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 1위 HD현대중공업은 사업보고서에 외주비를 공시하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일회성 비용 1400억원까지 더해지면서 이익 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하청지회 소속 노동자들의 도크 점거 여파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파업 영향으로 한화오션의 생산일정 조정비, 외주비 등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측은 고부가 가치 선박 수주를 앞세워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시절 누적된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다"며 "2024년 단일 조선사 기준 가장 높은 수주고(수주 금액)를 기록했다. 고부가 가치 선박 수주가 많았고 올해, 내년 더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