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BS한양이 제시한 '종합 에너지기업' 청사진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에너지사업과 관련한 주요 투자계획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다.
에너지사업은 인허가, 부지조성 등 필수 절차를 거치는 탓에 사업 초기에 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그만큼 사업 초기에 리스크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BS한양은 에너지사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고, 에너지사업은 BS한양의 재무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부각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굵직한 초기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된 덕분에 향후 에너지사업을 통한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종합 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 에너지 회사 출자 5년 새 3000억↑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BS한양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동북아엘엔지허브터미널, 광양그린에너지, 솔라시도태양광발전을 비롯해 10여곳의 에너지 관련 회사 지분을 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S한양이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회사 지분의 장부가액은 3145억원으로 집계됐다. BS한양이 들고 있는 타법인 지분 장부가액의 총합계가 493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회사 지분의 비중은 64%에 이른다.
2019년 말 BS한양의 장부에 기입된 에너지 회사 지분가액은 85억원 가량에 그쳤다. 전체 타법인 출자지분의 장부가액은 1659억원이었고, 에너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남짓이었다. 약 5년만에 에너지 회사 지분의 장부가액은 3060억원 늘었고, 증가 폭은 360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타법인 출자지분의 장부가액은 3275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93%가 에너지 회사 투자에서 나왔다.
BS한양은 2020년부터 에너지 관련 회사 투자를 늘리며 에너지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건설에 치우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함이다. 에너지사업은 초기 인프라 구축에 시간과 자원이 대거 투입돼야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사업 초기에는 투자 대비 수확이 미미할 수밖에 없는데, 뚜렷한 성과가 없음에도 투자가 꾸준히 이어져야하는 탓에 에너지사업이 BS한양의 재무부담을 키우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 에너지사업 출자 부담에 등급전망 '흔들'
실제로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BS한양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등급전망이 변경된 주요 원인으로는 에너지사업 관련 지분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 확대가 꼽혔다.
지난해 말 BS한양의 총차입금 규모는 6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에너지사업 확대 초기인 2020년에는 1985억원에 그쳤던 총차입금이 4년 만에 200%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20.1%에서 34.4%로 상승했고 부채비율도 83.2%에서 142.4%로 높아졌지만, 두 지표 모두 여전히 안정적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의 건설업 평가방법론에 따르면 차입금의존도가 40%를 웃돌 때 차입금 상환여력이 열위하거나 미흡한 것으로 판단한다. 부채비율은 100% 이하는 매우 우수, 150% 이하는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BS한양의 자산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차입금 및 부채의 절대적 규모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다만 문제는 차입금 증가와 더불어 건설업황 악화까지 겹쳐 이익체력이 저하됐다는 점이다. 특히 이자보상배율 하락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BS한양의 이자보상배율은 2023년 2.4배였지만 2024년에는 0.8배로 축소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통상 1.5배 이상이면 안정적 이자지급 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2023년 234억원이었던 금융비용이 지난해 386억원으로 불었고, 동시에 562억원이었던 EBITDA가 300억원으로 줄면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다. 에너지사업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면서 금융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었는데, 업황침체 영향으로 영업이익 감소까지 겹친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업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에너지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이 늘었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규사업 투자에 따른 차입규모 증가를 과도하게 신용평가에 반영할 경우 신규투자 위축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완급조절 끝, 착공 및 분양 '기지개'…실적개선 기대감↑
BS한양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선별적 수주전략을 취했고, 수주 및 착공 완급조절에 나섰다. 이는 결국 지난해 BS한양의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고,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건전성 저하를 불러왔었다.
반면 올해에는 ▲인천 용현학익 2-2BL 1구역(119가구) ▲부산 거제동 한양프라자 주상복합(390가구) ▲김포 풍무역세권 B1블럭(641가구) ▲김포 풍무역세권 B2블럭(999가구) ▲평택고덕 ABC-14BL(670가구) 등 착공 계획이 잡혀있다.
건설경기 침체 탓에 움츠러들었던 영업활동을 다시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에는 2023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 1조원 이상, 5%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수주현장 착공에 따라 유입되는 선수금 및 분양대금은 차입금 상환재원으로 투입될 수 있다. 예년 수준의 이익체력 회복에 더해, 차입금 상환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까지 겹치면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지표는 빠르게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시적 완급조절에 따른 실적 부진이었던 만큼 등급전망 변경 요인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에너지사업 확대 전략이 2020년부터 이어진 덕분에 BS한양의 에너지사업 투자계획이 대부분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점도 긍정적이다.
BS한양의 에너지사업은 크게 ▲태양광발전 ▲바이오매스발전 ▲LNG허브터미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태양광발전 사업의 경우 지난해 2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수익자산으로 전환된 상태다. 향후 연간 영업이익은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매스발전과 LNG허브터미널 사업의 경우에는 아직 시설조성 단계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매스발전 및 허브터미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연간 매출 2조원, 영업이익은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BS한양은 "올해부터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에너지사업 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건설‧부동산업 리스크 분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불어 기존 에너지사업 투자가 운영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자산으로 꾸준히 전환되면서 재무상태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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