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에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다시 넘겨받는다.
주주배정 유증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해 소액주주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을 김동관·동원·동선 3형제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유증을 성공시켜 해외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한화의 의지로 해석할 수도 있다.
9일 한화가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이 참여하는 1조3000억원 규모 한화에어로 제3자배정 유증을 검토한다고 밝힌 것은 단연 경영권 승계 논란을 의식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 등 3개사에 한화오션 주식 매각대금으로 지급한 1조3000억원이 오너일가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관련 논란을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화는 해당 자금을 한화에너지의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 차원에서 조달했다고 밝혔으나 관련 의혹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SNS에 한화 경영권 승계 관련 논란을 언급하며 의혹의 불씨를 키웠다.
결국 이날 한화에어로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주배정 유증 규모를 1조3000억원 줄이고 한화에너지 등 3개사를 제3자배정 유증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날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총괄사장은 직접 '한화에어로 미래 비전 설명회'에 참석해 투자 계획과 유증 추진 배경 등을 강조하면서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 의지에 힘을 실었다.
안 사장은 "그동안 기업 스스로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는데 유증 논란으로 회사가 성장한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했느냐에 대한 반성을 뼈저리게 했다"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일단 한화에너지로 흘러간 1조3000억원이 다시 한화에어로로 되돌아가면 경영권 승계 관련 논란은 대폭 해소될 전망이다. 한화는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이 한화에어로의 유증 참여를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제3자배정 유증 참여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1조3000억원이 한화에어로로 되돌아가면 회사가 당초 세운 3조6000억원 규모 투자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안 사장은 "3개사 경영진이 제3자배정 유증 참여를 위한 법률적, 경영적 이슈를 살펴보는 중으로 관련 논의가 마무리되면 진행할 계획"이며 "대략 4월 21~22일에 (이사회) 결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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